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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산하 Oct 17. 2024

어느 오후의 밀크티

연갈색빛 바다


연필을 들기 전

몽글몽글 모여있는 하얀거품을

메마른 가슴에 묻힌다.


언뜻 비치는 미지근한 햇살을

눈가에 아롱지게 맺히고선.


찰랑이는 연갈색빛 바다를 내려다보며

깊은 달큰함 속에 헤엄쳐본다.


무르익은 바닷 속은

내 몸을 보드랍게 감싸고

점차 힘이 빠진다.


그 찰나의 시간에

나는 바다가 되고

거품이 된다.


한참 그러고 있자면

세상 모든 실타래들이

바닷속으로 느릿하게 윤슬로

반짝이며 흐른다.


미지근한 햇살 속

연갈색의 바다는

참으로 따스하다.


-202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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