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스 편집장 이야기>
부지깽이를 들고 말새끼라 외쳤던 너. hwp
배경 : 향리골 마을
등장인물
1. 선정후 - 서울 출생. 천식 매우 심함. 의사의 권유로 시골 할머니댁으로 전학. 비리비리함. 동네 아이들의 놀림 대상. 전학 첫날부터 따돌림 시작. 서울로 다시 돌아갈 날만 기다림.
2. 진또 - 향리골 출생. 매우 건강함. 또라이라 불림. 명랑 괄괄. 지랄발광. 동네에서 진또에게 안 맞은 애가 없음. 건드리면 무조건 때림. 부지깽이 들고 온 동네 들쑤시고 다님.
주요 사건 : 선정후 동네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괴롭힘 당하는 중. 진또 부지깽이 들고 동네 쏘다니다가 이 모습을 발견함.
"야잇, 말새끼들아. 부지깽이 맛 좀 볼 텨?"
아이들 진또 보고 귀찮아하는 표정임.
"아이씨~ 쟤 또 왔어. 가자. 쟨 건들면 골치 아파."
아이들 유유히 사라짐. 선정후 진또 보고 놀람. 진또는 황금색 보자기를 망토처럼 걸치고 부지깽이 들고 다가옴.
"사내자식이 처맞고만 있니? 덤벼야지. 깡이 이렇게 없어서야. 오빠 이래서 험한 세상 살겄나? 쯧쯧. 아가 비리비리한 게 약해빠졌어."
선정후 엉거주춤 일어섬. 진또가 옆으로 가까이 다가가 흙먼지 털어줌.
"먼지 봐라. 먼지~ 오빠, 싸울 때는 먼저 앉으면 지는 거야. 고개 빳빳이 쳐들고 노려 보란 말이야. 나 잘 봐."
선정후, 자기 어깨 남짓 오는 진또를 넋 나간 듯 봄. 노려 보는 표정이 귀엽다 생각함. 선정후 기어들어갈 듯한 목소리로 말함.
"고마워."
"됐다. 이게 뭐 고마울 일이야. 앞으로 오빤 내가 지켜줄게. 난 황금박쥐야. 저 위에 밤나무집 산다. 오빠는 어디 사나? 못 보던 얼굴인데."
"대추나무집 비단 할머니네... 난 선정후. 지난주에 전학 왔어."
"우리 할머니집 옆집이잖아! 우와, 앞으로 나만 믿어. 내가 특별히 아무도 못 건드리게 해 줄게. 대신 조건이 하나 있어."
진또는 비단 할머니집 앞마당에 있는 대추나무와 뒷마당에 있는 감나무에서 대추와 홍시를 자유롭게 따먹겠다고 함. 선정후 동의함. 진또는 그해 가을부터 담벼락에 올라앉아 대추를 대놓고 따 먹음. 선정후와 함께 홍시도 땀. 선정후, 열세 살에 캐나다로 이민. 진또 그다음 해 읍내로 이사감. 둘의 기나긴 이별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