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인가 주말이 되면 둘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둘레길 단어가 생긴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스페인 산티아고의 순례길이 방송에서 나온 뒤로 한국에 갑작스럽게 걷기가 유행처럼 번졌다. 특히, 둘레길을 걸을 때 산을 통해 걷는 것은 일반 거리를 걷는 것과는 다르다. 전에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걸었다면 이제는 주위에 있는 나무와 식물, 꽃 등을 보면서 걷는다. 인간보다 더 오래 살았을 존재를 보면서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온 존재를 볼 때면 감탄이 먼저 떠오르게 된다. 자연은 인간을 비롯해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나무는 맑은 공기며 숲 속에서 느껴지는 평안함 등 그 자체만으로 위안이 되는 곳이다.
오늘 읽은 [나무 이야기]는 그저 나무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인간에게 영향을 끼쳤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책에는 나무 그림과 이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그림과 함께 사진이 실렸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책에는 70가지가 넘는 나무를 소개하는데 여기엔 내가 알고 있는 나무, 처음 보는 나무, 익히 이름만 들었던 나무 등 다양하게 알려주고 있다. 3억 8500만 년 전에 존재했던 나무는 이미 멸종이 되었지만 나무의 존재가 당시 환경을 설명하고 더 나아가 나무가 생존하기 위해서 잠재적 경쟁을 의식하면서 생화학전을 벌였다는 등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다.
책에서 나무 한 그루씩 소개할 때마다 나무의 이름과 전설 그리고 나무의 역사를 설명한다. 첫 번째 '희망의 전령'이라는 은행나무를 시작으로 설명하는데 은행나무는 흔히 도로에서 볼 수 있는 나무며, 희망의 전령이라고 불린 이유는 일본 히로시마에 폭탄이 떨어지고 그 주변은 일제히 모든 것이 죽었지만 폭발 중심지 1km 거리 내에 은행나무가 되살아 났다고 한다. 이를 기적으로 일본 사람들은 희망의 전령으로 굳건하게 믿었다고 한다. 심지어 은행나무는 2억 년이나 넘게 변함없이 살아온 유일한 나무라고 한다. 자연 상태에서 멸종 위기에 있었지만 굳건하게 생명을 지켰고 종교적인 차원에서는 영물로 인식이 되고 있다.
그리고 좋아하는 과일 중 망고나무도 나오는데 그동안 망고를 먹기만 했었지 어떻게 열매가 열리는지 생각을 갖지 못했다. 원산지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가 과일 그리고 방글라데시아의 국가 나무다. 인도에서 재배되었다가 15세기에 남미와 아프리카로 전파되었다. 또한 석가모니가 망고나무 그늘 밑에서 수양을 했다는 전설이 있는데 밑에 사람이 서 있을 수 있을 만큼 풍성을 잎을 지녀 녹음수로 중요한 나무라고 한다. 망고나무에 대한 설명을 읽으니 열매뿐만 아니라 나무 그 자체가 정말 귀한 존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도 마야인의 신성한 나무 '케이폭', 갈증 해소제인 '레몬나무', 가구 원료로 쓰이는 '마호가니 나무', 크리스마스 나무로 불리는 '더글러스 전나무',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하는 '메타세쿼이아 나무' 등 정말 수많은 나무가 등장한다. 모든 나무들을 일일이 소개할 수 없지만 나무가 인간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오랜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존재하며 있는 나무들을 볼 때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물론, 다른 시각으로 보면 인간이 나무에게 의미를 부여한 것일 수도 있으나 그만큼 사람들 곁에서 존재해 왔고 삶을 변화시켰기에 어찌 되었든 나무의 존재는 귀한 자료일 수밖에 없다
나무를 더 많이 알고 싶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