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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아 Sep 25. 2022

[읽다] 베러티


도 서: 베러티 / 저 자: 콜린 후버 / 출판사: 미래지향 


그는 다른 누구보다도, 다른 어떤 것보다도 나를 사랑했다. 그가 살아가는 단 하나의 이유였다.

그에게 나보다 더 큰 의미가 된 대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본문 중-


원서 번역을 읽을 때 먼저 번역되기 전의 제목을 보게 된다. 표지와 제목은 그 책의 5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오늘 만난 베러티(verity)는 진실 또는 진리라는 의미로 책을 읽으면서 어느 쪽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저자는 독자에게 궁금증만 일으키게 한 소설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한 가지 이야기를 들을 땐 진실이라고 믿지만 또 다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인간은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려 한다. 주인공 로웬은 생계형 작가로 최근 친모를 잃었다. 그 슬픔을 잊기도 전에 유명 작가인 베러티가 쓴 시리즈 완결을 대타할 작가로 연락을 받았다. 거절하고 싶었지만 현재 불안한 그녀에게 출판사에서 제의한 조건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 결국 받아들이게 되면서 왜 작가가 글을 쓸 수 없게 되었는지를 알게 된다. 


출판사와 약속이 잡힌 날 그날 아침 교통사고를 목격했고 하필 로웬은 가까이 있었기에 피가 그녀 옷으로 튀었다. 마침 그곳을 지나치던 한 남성이 그녀를 도와주었는 데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로웬이 에이전시와 만났던 그 자리에, 그리고 자신이 공동 작가로 써야 하는, 그 작가의 배우자였다. 뭔가 불편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거절을 하고 싶었지만 완강하게 로웬만이 글을 쓸 수 있다는 남자의 말.. 뭔가 홀리듯이 수락을 하고 우선 시리즈 완결을 위해 베러티와 작품 세계를 알기 위해 그녀의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로웬은 단 며칠만 크로퍼드 부부 집에서 머물려고 했었다 그런데, 우연히 발견한 베러티의 에세이를 본 순간 현재 베러티가 왜 식물인간이 되었고 과거 쌍둥이 중 한 명이 죽은 이유까지 그 종이에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한시라도 그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소설은 베러티가 쓴 에세이와 로웬이 현재 겪고 있는 상황을 교차하면서 보여주는 데 에세이를 읽다 보니 로사 주얼의 소설 <엿보는 마을>이 떠올랐다. 한 남자를 두고 부인을 비롯한 주위 여성들이 한없이 그 남자에게 빠지는 상황들... 특히, 부인은 집착을 하다시피 했었는 데 바로 베러티가 그랬다(?). 제러미를 향한 집착...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를 먼저 배려하고 사랑하는 그 마음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질투로 얼룩진 감정들을 로웬은 알게 되었다. 


여기에 로웬 역시 제러미에게 한 없이 흔들리는 데, 베러티가 식물인간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그 집에 있는 데도 제러미와 결국 섹스를 하게 된다는 것. 또한, 베러티가 쓴 에세이에 온갖 제러미와 섹스한 내용이 대부분이라 읽으면서 뭔가 했는데.. 로웬의 행동을 보고 나니... 더 당황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그 집안의 불행한 일들을 자서전을 통해 알게 되니 제러미에게 반드시 알려줘야 했다. 독자 역시 베러티의 섬찟한 행동에 놀랄 수밖에 없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만 할 뿐이었다. 그래 그렇게.... 진실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게 당연했는 데 과연 로웬이 알고 있는 진실이 정말 진실이었을까? 베러티의 섬뜩한 시선이 로웬을 따라오는 것 같지만 식물인간이나 마찬가지인 그녀가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지금도 그녀를 잘 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자서전을 쓴 그 베러티는 알게 되었다. 베러티가 악당의 관점에서 글을 쓰는 건 그녀가 악당이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본문 중-


로웬의 불길함이 강해서 심령 소설인가 싶기도 했었는 데 생각지 못한 반전의 반전에... 마지막 장에서 숨을 크게 들일 킬 수밖에 없었다. '이해할 수 없는 설정도 이해하게 만드는 필력'이라는 평까지 받은 콜린 후버...열린 결말이라고 할 수도 있는 데, 누군가는 이런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겠지만 왠지 자연스럽게 수긍이 되는 결말이었다. 어쩌면, 하나의 관점이 아닌 여러 시각으로 진실(?)을 찾아가게 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도서 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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