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알아차린 멍

스스로의 마음을 진단하는 시간

by 산뜻

얼마 전 손등에 작은 멍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괜히 눌러보았다.

신기한 점은 원래 아무런 감각도 없었는데,

인식하고 나니 ‘아프다‘고 느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마음에 든 멍도 늦게서야 발견할 때가 있다.

나는 얼핏 보면 성숙하고 차분해 보인다.

하지만 마음이 열리면 아이 같은 모습이 있다.

그래서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는 감각과 직관이

예민하게 살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외부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다 보면,

정작 나에 대한 부분은 놓치기 쉽다.

그래서 내 마음의 상처를 타인뿐 아니라

나조차도 늦게 알아차리곤 했다.


나에게는 소진의 시간이 종종 찾아온다.

그때마다 나는 말이 줄어든다.

에너지 절전모드로 돌입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회복을 위해 내 마음 상태를 들어보려 한다. 스스로의 청진기가 되어 내가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조용히 진단을 내린다.


어두운 마음을 충분히 살피고 나면,

다시 회복을 위한 삶을 이어간다.

감정도 자연처럼 순환시키며

살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층층이 쌓여 오랜 세월 묵은 감정은

화석처럼 굳어버려, 억눌리고 딱딱해지기 쉽다.


살아도 살지 못한 마음,

죽은 듯한 느낌으로 괴로운 인생을 살지 않기 위해

나는 오늘도 스스로의 마음을 살핀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살아있는 느낌을 갈망하며 사니까.


_φ(・_・

침묵 속에서

진단하고, 처방하고, 회복하며—

오늘도 내 감정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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