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을 알아차리기

나도 모르게 숨어 있던 나의 진심

by 산뜻

우리는 행동심리학으로 타인의 행동에서 진심을 포착하고는 한다.


화를 낼 때의 삿대질에는 공격성과 침범하려는 의도가 드러나고,

대화할 때 발끝의 방향으로 그 사람의 마음이 어디에 향하고 있는지 보인다.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팔짱을 끼고 있는 제스처에는 방어적인 심리가 숨어 있다.


하지만 자신의 심리를 알아차리는 것에는 상대적으로 무디다.

나는 그 이유가 내가 나를 잘 안다는 착각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취향, 진로, 연애 등 모든 부분에서 내 의지로 선택했다고 믿는 마음.

그러한 확신은 나에 대해 조금 떨어져서 생각해 볼 기회를 막게 된다.


나도 내 선택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며 살았다.

강렬했지만, 스쳐간 인연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내 무의식 깊은 심연에는 여전히 내 진심이 숨어 있었다.

그래서 갑자기 어느 날, 괜히 울컥하고는 했다.

항상 연유 모를 울컥함을 가지고 살아와서 익숙하면서도 이 감정을 설명할 수가 없었다.

아무 이유도 없이 올라오는 눈물이 이해가 안 됐다.


밑의 글은 내가 올해 초에 작성한 일기이다.


그런 날이 있다. 그냥 무슨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울컥하는 날. 그리고 이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잊어버린다. 그래서 ‘나 왜 울지?’라고 자문하게 된다. 이런 감정은 분명 나만 느끼는 건 아닐 텐데 설명하기 어렵고 설명하고 싶지도 않다. 심연에 있는 마음을 꺼내놓기란, 마주 보기란,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부끄럽고 꺼려지고 구겨지고 어둡고 습하고 괴로운 감정. 그래도 하나 분명한 점은 울어도 된다는 점이다. 울어도 괜찮다. 나에게 전하면서 누군가에게 전하는 심심한 말 한마디.

“울어도 괜찮아.”


그러다가 나는 나에 대해 조금씩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나의 우울함은 어디서 온 걸까?

나는 왜 항상 혼자 있을 때면 샌드위치를 자주 먹는 걸까?

자유시간이 생기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뭘까?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을 하나씩 찾아가면서 내가 그린 그림, 좋아하는 음식, 자주 듣는 음악 등에서 이러한 무의식적 선택을 알아차렸다.


자꾸만 찾게 되는 음식에 스며 있는 추억

내가 무심코 그린 그림에 보이는 옛사랑의 얼굴

내가 자주 듣고 있는 노래들에 담긴 정서


모든 생활에 이미 그가 스며들어 있었다.

이러한 나의 발견은 나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혹시 당신도

이유 없이 울컥하다면,

자신에게조차 숨긴 진심이

마음 깊은 곳에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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