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눈썹을 부질없이 그려보네[閨情], 이옥봉(李玉峯, 1550-160
64. 눈썹을 부질없이 그려보네[閨情], 이옥봉(李玉峯, 1550-1600?)
有約來何晩 오신다고 약속하고 어찌 늦으시나
庭梅欲謝時 뜰에 핀 매화도 지려 하는 이때에.
忽聞枝上鵲 가지 위 까치 소리 갑자기 들리기에
虛畵鏡中眉 헛되이 거울 보며 눈썹을 그린다오.
[평설]
봄이 되면 꼭 오마던 임은 매화가 지는데도 소식이 없다. 이제는 마음을 접어야 하는 게 아닌지 할 때 까치 소리가 갑자기 들렸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했으니, 혹시 내 임이 오신다는 기쁜 징조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거울을 꺼내 눈썹을 정성껏 그려본다. ‘헛되이[虛]’라는 단어가 몹시 서글프다. 자신도 임이 오지 않을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