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108)

108. 기다리는 사람 하나 없이[大谷晝坐偶吟], 성운(成運)

by 박동욱

108. 기다리는 사람 하나 없이[大谷晝坐偶吟], 성운(成運)

夏木成帷晝日昏 여름 해 그늘져서 대낮에도 어두운데

水聲禽語靜中喧 물소리 새소리 고요 속에 시끄럽네.

已知路絶無人到 길 끊어져 아무도 안 올 줄 알면서도

猶倩山雲鎖洞門 그래도 산 구름으로 동문을 막았어라.


[평설]

여름 해에 구름이 끼었는지 대낮에도 어둡다. 고요한 정적을 깨는 것은 물소리와 새소리뿐이다. 그나마 이 소리는 소음과는 다르다. 자기 집 쪽으로는 사람들의 왕래가 없어져 길마저 끊겼다. 아무도 찾아올 수도 없고 찾아올 리도 없다. 그렇지만 이것으로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산 구름에 부탁해 골짝 어귀마저 막으려 한다. 이 단절의 시간과 공간이 자신의 키를 늘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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