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 봄이 비바람에 달아나다[雨後風冽寒甚], 이수광(李睟光)
127. 봄이 비바람에 달아나다[雨後風冽寒甚], 이수광(李睟光)
봄바람 또한 못된 장난 쳤으니
비와 함께 추워지게 만들었구나.
버들은 움츠리며 눈 뜨기 어렵고
매화는 찡그리며 뺨 펴지 않네.
물 불어났다 얼음 다시 얼었고
산 차가워 눈 그대로 쌓여있었네.
내게 따순 〈양춘곡〉 갖고 있으니
언 붓을 불어대며 시를 쓴다네.
東風亦惡劇 與雨作寒媒
柳澁難開眼 梅顰不破顋
水生氷更合 山冷雪仍堆
我有陽春曲 呵將凍筆裁
[평설]
봄이 오다 비바람에 다시 겨울로 돌아갔다. 봄을 맞으려 했던 모든 것들은 다시금 몸을 움츠렸다. 버들은 잎이 움트지 않았고 매화는 꽃잎이 터지지 않았다. 물은 꽁꽁 얼어 있고 산 눈이 고스란히 쌓여있었다. 이처럼 온갖 사물들은 봄의 변화를 보여주지 않았다.「양춘곡(陽春曲)」은 전국 시대 초(楚)나라의 가곡 이름이다. 여기서는 봄을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을 의미한다 볼 수 있다. 그렇게 봄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