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127)

127. 봄이 비바람에 달아나다[雨後風冽寒甚], 이수광(李睟光)

by 박동욱

127. 봄이 비바람에 달아나다[雨後風冽寒甚], 이수광(李睟光)

봄바람 또한 못된 장난 쳤으니

비와 함께 추워지게 만들었구나.

버들은 움츠리며 눈 뜨기 어렵고

매화는 찡그리며 뺨 펴지 않네.

물 불어났다 얼음 다시 얼었고

산 차가워 눈 그대로 쌓여있었네.

내게 따순 〈양춘곡〉 갖고 있으니

언 붓을 불어대며 시를 쓴다네.

東風亦惡劇 與雨作寒媒

柳澁難開眼 梅顰不破顋

水生氷更合 山冷雪仍堆

我有陽春曲 呵將凍筆裁


[평설]

봄이 오다 비바람에 다시 겨울로 돌아갔다. 봄을 맞으려 했던 모든 것들은 다시금 몸을 움츠렸다. 버들은 잎이 움트지 않았고 매화는 꽃잎이 터지지 않았다. 물은 꽁꽁 얼어 있고 산 눈이 고스란히 쌓여있었다. 이처럼 온갖 사물들은 봄의 변화를 보여주지 않았다.「양춘곡(陽春曲)」은 전국 시대 초(楚)나라의 가곡 이름이다. 여기서는 봄을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을 의미한다 볼 수 있다. 그렇게 봄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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