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129)

129. 아이들 언제나 다 자라게 될까[偶書], 심익운(沈翼雲)

by 박동욱

129. 아이들 언제나 다 자라게 될까[偶書], 심익운(沈翼雲)

아이의 머리에서 이를 찾아보니

이와 머리털 서로 친해져 있네.

가려운데 물어서 싹 찾고 싶지만

남몰래 숨는 것이 귀신과 같네.

빗질 않는 건 하녀 게으를 탓이지만

꼬질꼬질한 때는 아비 책임이라네.

어느 날에 몰라보게 쑥 커서는

내가 너 다 컸구나 말하게 될까?

覓兒頭上虱 虱與髮相親

問癢期無漏 潛藏若有神

不梳從婢慢 多垢任爺嗔

何日突而弁 令吾稱大人


[평설]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아이들은 엄마의 손길이 사라진 티가 고스란히 나타났다. 벌써부터 아이 머리에는 이가 들벅들벅 하다. 아버지가 거친 손으로 잡으려 했지만, 귀신같이 달아나서 그조차 쉽지 않다. 어째서 아이들에게 이까지 생긴 것일까? 하녀가 빗질을 게을리한 탓을 해본다. 그러나 아이들 목욕을 시키지 않아 때투성이인 것은 누구를 탓할 것인가. 엄마의 빈 자리는 그렇게 컸다. 아이들 언제쯤이나 커서 제 한 몸 건사할 수 있을까. 그때가 오기는 할는지 아득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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