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 어떤 귀가[祭塚謠]」, 이달(李達)
137. 어떤 귀가[祭塚謠]」, 이달(李達)
白犬前行黃犬隨 흰둥이 앞서가고 누렁이 따르는데
野田草際塚纍纍 들 밭에 풀 섶에는 줄줄이 무덤 있네.
老翁祭罷田間道 제사 마친 할아버지 밭 두둑 길을 걸어,
日暮醉歸扶小兒 저물녘 술에 취해 손주 부축받고 돌아오네.
[평설]
밭 두둑에 무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아마도 어떤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마을 사람들이 한날에 죽었을 것이고, 시신을 양지바른 산에 묻을 겨를도 없어서 대충 밭둑에 묻혔을 것이다. 강아지를 대동한 것으로 보아서 무덤은 집 근처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할아버지는 아들의 제사를 지내느라 무덤에 찾았다가, 제사상에 올린 술을 마셨다. 차마 자리를 쉽게 뜰 수 없어 있다보니 어느덧 저물녘이 되었다. 그새 술에 만취하여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혼자서 걸을 수 없었던 것은 술에 취한 탓일까. 슬픔 탓일까? 손자가 할아버지를 부축해서 집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