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 겨울옷 보내 드려요[征婦怨 二絶], 정몽주
173. 겨울옷 보내 드려요[征婦怨 二絶], 정몽주
이별하곤 오랜 세월 소식이 뜸했으니
변방에 생사 여부 누굴 통해 알겠소
오늘 아침 되어서야 겨울옷 부치나니
울며 보내고 돌아올 때 배 속 있던 아이라오.
一別年多消息稀 塞垣存歿有誰知
今朝始寄寒衣去 泣送歸時在腹兒
[평설]
국경을 지키러 나간 남편과는 소식이 끊긴 지 오래다.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으니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조차도 확인할 길이 없다. 소식의 단절은 상대에 대한 그리움을 크게도 만들지만, 기다리는 마음을 무너지게도 만든다. 불길한 마음을 누르면서 한땀 한땀 만들었던 방한복을 부치려고 한다. 누구 편에 부쳤을까? 남편과 헤어질 때 배 속에 있던 아이였다. 그 사이 아이는 훌쩍 자라 남편의 옷을 챙겨서 변방까지 갈 정도 되었다. 그사이 차마 말 못 할 사정이 얼마나 많았을지 상상이 되고도 남는다. 아이는 얼굴도 모르는 아빠를 잘 찾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