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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233)

233. 가을 다듬이 소리[秋砧]」, 정학연(丁學淵)

by 박동욱

233. 가을 다듬이 소리[秋砧]」, 정학연(丁學淵)

무슨 일로 밤새도록 방망이 두드리나

팔목이 시리도록 못 쉬는 다듬이 소리.

저 소리는 내 집의 다듬질과 사뭇 달라

이웃집 다듬질에 유달리 수심이 나네.

何事丁東到曉頭 敎渠酸腕未能休

隣砧不與家砧別 偏向隣砧一段愁


[평설]

정학연은 가을 경물을 제재로 쓴 100여 수의 연작시를 남기고 있다. 진정 가을의 시인이라 할 만하다. 이 시도 역시 가을 다듬이 소리를 두고 지은 것이다. 옆집에서 밤새도록 다듬이질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마치 다듬잇돌에 분풀이하듯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 담 너머 들려오는 다듬이질 소리에도 이웃집 사정을 다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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