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9. 군자를 그리며[詠菊], 고징후(高徵厚)
작은 풀이지만 그윽하고 곧으니
참으로 군자 같은 모습이었네.
이런 사람 지금은 만날 수 없어
다만 국화와 서로 가까이 지내네.
微草幽貞趣 正猶君子人
斯人不可見 徒與物相親
[평설]
이 시는 고징후가 쓴 작품으로, 국화의 품성을 통해 쓸쓸한 내면을 드러낸다. 국화를 작은 풀이라 낮추어 말하지만, 그 안에 담긴 그윽하고 곧은 정취를 높이 평가한다. 이는 중인으로서의 자의식이 깊게 투영된 것이다. 군자다운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한탄은, 결국 세상에 대한 환멸의 표현에 다름 아니다. 꽃과 벗한다는 것은 현실에서 참된 교유를 포기한 고독한 선택이다. 국화에서 나를 보고 국화와 같은 사람을 찾아보지만, 결국 세상에 국화를 알아봐 줄 사람도 국화와 같은 사람도 없었다. 그렇지만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국화처럼 고고하게 삶을 살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