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면 토마토가 있다.

#6 각자의 전쟁터로 출근합니다.

by 샤이보이

아침 8시, 우리는 함께 눈을 뜬다.

커튼을 살짝 걷으면 빛이 방 안 가득 번지고,

누군가는 무거운 이불을 툭 털고 일어난다.

누군가는 침대에 더 부어 있고 싶어 눈만 깜빡인다.


나는 씻고, 옷을 갈아입고, 다시 현관 앞에 선다.

그리고 토마토를 향해 말한다.

"다녀올게."

"응, 잘 다녀와."

그렇게 우리는

같은 집에서 같은 시간에 눈을 떴지만,

전혀 다른 전쟁터로 출근한다.


나는 일을 하러 나간다.

수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몸을 움직이고, 상황을 판단한다.

에너지를 속아야 돈을 버는 구조 속에서

단단히 심호흡하고 고객을 맞이한다.

웃는 얼굴을 유지하면서도

몸은 점점 무거워진다.


한편 토마토는,

조용한 책상 앞에 앉아 하루 종일 문장과 싸운다.

법령, 판례, 기출문제.

끝없이 반복되는 문장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 하루.

누구와도 말을 섞지 않는 하루.

그러나 내면은 계속 긴장하고, 눈은 피로에 젖는다.


그렇게 저녁이 되면,

나는 지친 얼굴로 집에 돌아오고

토마토는 가만히 앉은 채 오늘도 묵묵히 앉아 있다.


서로의 하루는 전혀 다르다.

나는 사람 속에서 지쳤고,

토마토는 고요 속에서 무너지고 있었다.


어느 날은 나도 피곤해서 말수가 줄고,

어느 날은 토마토가 예민해서 눈물이 맺힌다.

말 한마디가 서로를 긁을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속으로 되뇌인다.


"우리는 지금 각자의 방식으로 버티고 있는 중이다."

"이건 둘 중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같은 집, 같은 식탁

하지만 각자에겐 오늘이 너무 달랐다.


그래도 늦은 저녁 10시가 되면,

우리는 같은 식탁에 앉는다.

뭔가 대단한 대화는 아니어도,

국 한 숙갈, 반찬 하나 나누면서

서로의 오늘을 조금씩 받아준다.


그렇게 하루를 끝내고

우리는 같은 침대에 누운다.


"오늘 어땠어?"

"그냥 그랬지. 넌?"

"나도 그냥."


말은 짧지만, 마음은 길었다.

서로의 전쟁터는 다르지만

그래도 같은 곳으로 돌아온다는 것.


그것만으로

우리는 충분히 잘 버티고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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