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파리보단 집단지성의 힘! <각성노트 2>
글은 때때로, 누군가가 살아 있는 증거가 된다.
내 글이 그런 기록이었을 때,
그 위에 무심한 손가락이 올려진다면—
그건 그냥 예의 없는 게 아니라, 존재에 대한 무례다.
글에 감정이 있다면, 좋아요도 인격을 가져야 한다.
오늘도 브런치의 바다에 내 작은 쪽배 하나 띄우는 마음으로 글을 올린다.
‘발행’이라는 터치 하나에,
그날의 감정과 고민과 분투가 전송된다.
그런데, 허걱.
내가 누른 "발행"보다 빠른 속도로 날아든
‘좋아요’ 알림. 저 작자가 또 손가락부터 놀렸다.
…그 순간, 눈이 뒤집어지고 동시에 또 다른 인격까지 출몰하는 나. 이제 글 발행이 두렵기까지 하다.
하긴, 요즘 사람들 손가락은 뇌보다 빠르다지.
생각 없는 손가락, 그 경망스런 반응.
누구보다 빠른 ‘좋아요’는
그 어떤 문장도 읽지 않은 채,
그저 반사신경처럼 누르는
공기의 리액션이 되어버렸다.
며칠 전 참다 못한 나는 그 반사에 얄밉게 반응,
댓글 하나를 남기고 돌아왔다.
“글 발행 1분도 채 안돼 좋아요 누르는
그 방정맞은 손가락은 화장실에서나 몰래 쓰시길 바랍니다.”
나는 쫓아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끝까지 미소를 가장하고 다시 들어온다. 침묵도 아니오인데, 왜 못 듣는가.
남의 침묵을 소비하면서까지 유지되는 허위의 인품.
당신의 정중한 침입은 그야말로 비겁하고 추접스럽다.
관심과 소통이라는 이름으로 자기 존재를 우겨 넣는‘감정 포식자’들.
대체 왜 사니? 묻고 싶다.
사실 내가 날마다 올리는 블라블라. 이 넋두리들이 무슨 글 꽤나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소박한 내 감정의 밥상을 나는, 하루를 버틴 나를 위해 정성껏 준비한다.
그 글엔 내가 다듬은 재료,
버무린 기억,
삶을 불에 익힌 문장들이 담겨 있다.
그런데—
그 밥상에 똥파리처럼 날아든 ‘좋아요 중독자들’.
1분도 안 돼 훅 날아와선
내 밥 위에 '좋아요'를 똥처럼 투척하고 사라진다.
나는 그런 순간,
예민한 감정선 위에서
그 똥파리들을 잡아 회쳐버리고 싶을 만큼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글을 쓴다는 건,
내 하루를 해체해 내놓는 일인데.
그 앞에서 ‘리액션 놀음’만 벌어질 땐
슬픔보다 화가 먼저 날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글에 감정이 있다면,
좋아요도 인격을 가져야 한다.
무심한 클릭 말고,
짧은 숨 고르기 하나라도.
이건 교감이고 예의다.
우리, 글을 쓰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인간이고 싶지 않은가.
“글 잘 읽었습니다!”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내 밥상 위에 날아와 오두방정 손비비다 휙 날아가는 똥파리만 없길.
그리고 진심으로 바란다.
브런치를 움직이는 것이
경망스런 손가락들의 반사신경이 아니라,
서로 다른 관점들이 공명하고 교차하는
집단지성의 힘이 되기를.
우리가 누르는 건
그저 ‘좋아요’ 하나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에 깃든 문장 하나에 대한
정중한 응답이기를.
나는 좋아요 하나에 내 하루를 맡기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의 손가락이 내 마음을 무시하고 날아들 때—
그건 내가 감정이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 상기시킨다.
#감정없는좋아요는거부 #좋아요똥파리출입금지
#나성깔있는여자 #좋아요의무게 #글쓰기에대한예의 #브런치에세이 #리액션중독사회 #글은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