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옥희의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잔잔한 호수의 물결 속으로 빨려드는 듯하다.
마치 사랑에 빠졌을 때 연인의 눈을 오래 들여다보는 것과 비슷하다. 나는 아이를 키워본 적은 없지만, 아이와의 눈 맞춤도 아마 이와 비슷하리라 짐작해 본다.
평소에 사람과 오래 눈을 마주칠 일은 거의 없다. 어색하거나, 어쩌면 오해를 부를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고양이와는 다르다. 마음껏 바라볼 수 있다. 사람의 눈은 나를 경계하지만, 고양이의 눈은 그럴 필요가 없다. 반려동물과는 어떤 이해관계도 없기 때문이다.
고양이의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고요가 찾아온다. 오롯이 지금에 머문다. 시간도, 생각도 멈춘 채 숨결만 남는다.
동물과 눈 맞춤이 치유에 도움이 된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동물의 눈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으면 자아에서 벗어나는 느낌이 들곤 한다. 나라는 성곽에서 나와, 다른 존재와 연결되는 느낌이랄까?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에 충만감이 퍼진다.
나는 하루에도 십수 번 고양이와 눈 맞춤을 시도한다. 내 이런 행동이 마뜩잖은 고양이들은 귀찮은 듯 슬금슬금 피한다. 가끔 펀치도 날리곤 한다. 옥희는 거의 예외 없이 나의 이런 시도를 받아준다. 옥희도 눈 맞춤을 좋아하는 것 같다.
오늘도 옥희의 눈 속에서 잠시 머문다. 서로의 존재가 반짝이는 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