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살며 피하는 말들

by 김주영


반려동물과 살다 보면, 단어 선택도 달라진다.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쓰던 말들도 한 번 더 곱씹어 보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동물을 셀 때 쓰는 ‘마리’라는 단어다.

누군가 “고양이 몇 마리 키우세요?”라고 물으면, 나는 웃으며 “열둘이요.”라고 답한다.


굳이 ‘마리’를 뺀다. 가족과 다름없는 반려동물에게 ‘마리’라는 말이 차마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마리’라는 단어를 써야 할지, 아니면 다른 표현을 찾아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


‘마리’를 대신하려고 찾은 단어가 ‘명’이다. 명은 사람을 셀 때 쓰는 말이지만, 비인간 동물에게 쓰는 명은, 의존명사 '명(名)'이 아니라, ‘생명 명(命)’이다. 강아지 두 명, 고양이 세 명. 일반적으로 통용되기 어렵겠지만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한 단어다.


아울러, ‘개돼지만도 못하다.’ 같은 말도 되도록 피한다. 생명을 낮잡아 비교 대상으로 삼는 표현이 불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동물을 비하하는 언어가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마음과 닿아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입과 주둥아리, 머리와 대가리처럼 사람과 동물을 구분 짓는 단어도 가급적 쓰지 않으려 한다. 본디 생명 사이에는 위계가 없으니까.


나는 하루하루를 반려동물과 지내며, 인간 또한 동물의 일부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니, 말도 달라진다. 그리고 달라진 말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언어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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