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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로운 내 사랑이 관대한가?

by 레알레드미

떠나는 그에게 묻고 싶었다,

사랑한다고 한 말 거짓이었어?

떠나는 그 등의 아우라, 그의 하트는 빛났지만

배신의 회오리 속에 나의 질투는 쓰레기 같았다

폭풍이 불었다. 만신창이로 두들겨 맞았다

뼈마디가 아작 났다, 운명은 복서다

사랑이 게임 같아지면 끝장이다

이기고 지는 것에 모든 걸 걸게 된다

나는 링 위의 어둠 속을 뭉그러지며 기어갔다

흰 달팽이가 되어갔다, 슬픔의 등짐을 지고


그가 허공을 향해 날아가면 난 잡을 수 없다

난 나무이고 파헤친 뿌리로 지상을 걷는다면

인어의 지느러미는 물거품으로 사라질 것이다

그를 건진 사랑의 구명줄이 이제는

그를 옭아맬 집착의 목숨줄이 될 터이니

나는 그를 놓아줄 마음이 없었다

그렇게 나의 온몸은 사약으로 변해서

가시넝쿨로 산그늘을 헤집었다


그를 끝장내고 사랑을 매듭짓는 일

그를 옭아매고 복수를 완성하는 것

그가 받아야 할 죗값이라 생각한 벌은

도리어 내 마음을 지옥으로 만들고

나는 썩어가고 고통으로 말라갔다

나의 천적은 바로 나, 내가 나를 죽이고 있다

나는 백척간두의 유서 같았다


어떤 응어리는 잘못된 매듭일 수 있다

엉킨 실타래를 원점으로 다시 돌려

구겨진 내 마음을 비벼 빨고 헹궈서

온몸의 독성을 햇볕에 바짝 말려야 한다


좋고 이쁘기만한 사랑은 누군들 못할까?

바보같은 나라서 나니까 그를 풀어준다는

이토록 자비로운 내 사랑, 얼마나 관대한가!


사실은 너를 놓아야 내가 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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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화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