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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홍 Aug 16. 2018

나의 하루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겨울 오후 3~4시쯤의 커튼으로 가려진 어스름한 내 방 안





상공을 떠다니던 구름이 하필이면 내 머리 위에 수증기를 만나 몸집을 불려서
너무하다시피 나만 따라다니며 비를 쏟아붓는 끝나지 않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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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클로르프로마진 (나의 끝나지 않는 하루)의 출간 기념으로 온라인 서점에서 이벤트 페이지의 한줄평을 다는 곳에 ‘소설의 주된 색상은 그레이 인듯합니다.’라는 평이 달려있었다.
소설집을 기획할 당시 여러가지 방향으로 소설집을 정의해야했기에 색상을 논의한적이 있는데, 한참을 이야기해도 이렇다할 색깔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다, ‘딱 이 색이야.’라는 말이 나왔는데,
겨울 오후 3~4시쯤의 커튼으로 가려진 어스름한 내 방 안의 색이었다.
튀지도 숨겨져있지도 않은 차분하게 톤 다운 된 어둠이 내려앉으려 하는 어스름한 색.
새벽인지, 저녁인지, 한바탕 비가 쏟아지려는지, 슬슬 날이 개이는지 모르겠는 그런 하늘의 색.

단편 클로르프로마진을 쓰며 내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것은 어떠한 사건이 아닌 ‘현상’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잘 굴러가고 있지만, 그건 연속성에 의한것이고 사실은 왜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저 멈추면 안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모습.
어쩌다보니 삶의 실전 경기에 던져진 우리의 서툴고 의아한 날것의 모습이다.
내가 살고 있는 삶에 의문을 품어본 사람이 있다면 한번은 생각해봤을 주제를 지금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의 자화상을 통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
그리고 끝나지 않는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그들이 그 현상에 대해 자각하고, 목소리를 내고 의문을 가졌으면 좋겠는 바람이다.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 소나기를 대비해, 우산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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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단상
클로르프로마진-나의 끝나지 않는 하루
클로르프로마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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