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4월부터 6월까지, KPT 회고
2분기가 끝나는 시점인 6월 마지막주에 맞춰서 적으려 했는데, 부지런하지 못한 성격 탓에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적어 본다. 회고라는 과정이 번거로워도 막상 작성하려고 이것저것 정리하다 보면 돌아보고 새롭게 다짐할 수 있는 장치가 되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한 것 같고.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어서 1분기와 별반 다를 것 같지 않긴 하지만.. 그래도 2분기 회고 시작 (KPT)
코로나는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생활 패턴도, 근무 환경도, 그리고 내 몸무게도... 불어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줄일 엄두가 안 났다 너무 많이 와서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겁도 났고.
지속가능한 식이습관 만들기
우연히 저탄고지 식단이라는 걸 알게 됐다. 무조건 밥 한공기는 비워야 했던 나였기에 처음에 키토플루라고 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포기할까 생각도 백만 번 들었다. 하지만 1. 탄수화물을 줄이고 그것을 대체할만한 음식으로 식단을 바꾸고, 2. 밥/면/빵이 아니어도 식사가 될 수 있는 여러 메뉴들을 찾아보면서 지속가능한 식이조절 방법을 찾았다. 철저한 저탄고지는 아니지만 밥순이였던 내가 이젠 밥이 없어도 식사에 포만감을 느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왜 이렇게 맛있는 건 다 당이 들어 있는지.. 꾸준히 건강하게 감량하고 싶다.
운동습관 만들기. 재미있어야 한다
우연히 회사 사람들과 함께 주2회 시작한 러닝도 체중 감량에 불을 지폈다. 시작한지 이제 겨우 한달 조금 안 되지만, 애플워치와 나이키 러닝 앱만 있으면 부담없이 달리고 기록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달리기 기록과 사진을 함께 '공유'하는 데서 얻는 성취감과 만족도가 어마어마하다. 처음엔 2km도 힘들었는데 하다 보니 늘어나는 체력에 재미를 느끼는 중이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나를 건강하게 가꾼다는 건 나를 사랑하는 또다른 방법인 것 같다.
6월 초 어느날, 갑자기 브런치 알림이 계속 울리는 거다. 그리고 조회수가 심상치 않았다. 무슨 일이지? 하고 유입 경로를 찾아 보니 다음 홈과 카카오#탭에 내 콘텐츠가 노출되고 있던 거다. 배달의민족 홈 개편에 대해 간단히 분석글을 썼는데 그게 노출되고 있었다. (더이상 배달앱이라 부르지 마라, 배달의 민족 홈 개편)
구독자 수, 좋아요 수가 늘어나는 반응보다 노출 수에 대한 부분이 신기했다. 플랫폼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번 경험을 통해 여러모로 배울 점이 있었는데 그 중 두 가지만 간단히 꼽자면 이렇다.
하나, 플랫폼 파워. 사람들이 모이고 편하게 머무르는 공간으로서의 플랫폼이 되도록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둘, 콘텐츠를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유저 입장에서 잘 보이는 곳에 소위 '전시'해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겠다. 우리가 가진 IP, 콘텐츠 자산을 더 편하게 볼 수 있는 방향으로서의 서비스 개선 포인트를 잡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읽기 : 책읽기는 계속 실천해오고 있다. 한달에 많이는 못 읽어도 2-3권은 읽으려고 노력 중이지만 꼭 많이 읽는 것만이 좋은 것이란 생각은 안 든다. 1분기에는 업무 관련된 책 위주로 읽었다면, 2분기에는 문학이나 에세이류도 끌려서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읽고 싶은 책으로 선택하는 중이다. 그 중 생각나는 건 김승옥의 무진기행. 여러 경로에서 다양한 인풋을 넣어 두면 언젠가 쓸 데가 있겠지. 그 전에 즐기며 읽는 걸 모토로 습관화시키고 있다.
심적 안정 : 회사도 이래저래 분주하긴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심적 안정이 풍성한 2분기였다.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 지키는 일. 작은 것 하나하나 실천하며 느끼는 성취감. 자기 전 QT, 설거지, 청소, 안 입는 옷 버리기, 가끔 저녁 운동, 퇴근 후 이마트에서 장보기.. 만족스럽고 안정적이다. 스트레스는 굳이 받으려고 하지 않고 있다. 신경 쓰이는 일이 있다면 그냥 훌훌 터는 법도 터득 중
Tea의 세계 : 갑자기 TWG티가 먹고 싶어져서 그걸 시작으로 생일 선물로 받은 오설록 티에 반해 티의 세계에 빠졌다. 커피는 부담스럽고 상큼하고 맛있는 마실거리가 먹고 싶을 때 습관적으로 티를 꺼내 우려 아이스로 먹는 습관이 생겼다. 그전에는 티는 뻔한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잘 블렌딩된 티가 주는 만족감을 누리고 나니 더 관심이 가게 된다. 빨리 다 마시고 새로운 걸 사보고 싶다.
그리고 그 외 : 브런치에 꾸준히 기록하기, 러닝 즐기기, 건강한 식단 조절.. 꾸준히 습관으로 가져갈 것들:)
늦게 잠들기 : 너무 명확해서 할 말이 없다.. 요즘엔 더 늦어져서 2-3시에 잠드는 게 습관이 되어 버렸다. 원래도 올빼미형이었는데 한번 굳어지고 나니 되돌리기가 너무 어렵다. 챌린저스 7시 기상 미션 했다가 호되게 당하고.. 일찍 일어나려면 결국 일찍 잠드는 것밖에 없는데 이 루틴을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조금 더 능동적이지 못했던 업무 태도 : 회사 나름의 상황이 있어서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업무들로 인해 조금 힘들었다. 정해지지 않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성향 탓에 더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그 와중에 나도 모르게 '누군가 의사결정을 해주지 않으면 마냥 기다려야 한다'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그러다 보니 수동적인 자세로 업무를 진행할 수밖에... 홀딩된 업무 덩어리만 안고 뭘 어떻게 해야 하지? 당혹감에 젖어 있을 때 문득 얻은 깨달음이 있었는데,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견디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 견딘다는 게 그냥 끙끙 앓고 버티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한정된 상황에서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해보자". 결국 배울 거리는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하반기에는 조금 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해볼 것을 다짐한다. 꼭꼭!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 : 요 근래 면접관으로 면접에 참석할 일이 몇 번 있었다. 거의 처음 경험하는 거였지만 어떤 질문을 통해 사람을 검증하고 우리와 핏이 맞는 분인지 알아가는 건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여기에서 늘 우리가 던지는 질문 중의 하나가 '업무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하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비단 업무 간 중요도를 따지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인데, 이게 중요하다는 건 알지만 누군가 나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얼마나 정리된 대답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 스스로는 업무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하는지, 지금 우리 회사는 어떤 프로세스로 해나가고 있는지 꼭 정리해보려고 한다. (사실 지금 회사에 입사할 때 면접 질문이기도 했는데.. 뭐라고 대답했더라)
작은 일도 성실히 : 다음 분기 나의 모토다. 일의 규모를 떠나 주어진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며 임하기. 내가 성장하고 배우는 데에 있어서 일의 크고 작음은 중요하지 않다.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내가 배울 것은 많다는 자세로 일하고 싶다. 아래부터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