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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팽이구름 Jan 14. 2022

도순 할매1

2008년 7월의 어느 날 




할매는 아무도 못 알아본다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     



할매는 방방 거리며 온 집안을 뛰어다닌다

똥을 만지며 점토 놀이도 한다      



할매는 저승사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말해준다 

죄지은 것도 없는데 가슴이 펄럭거린다고도 한다     



베란다 너머를 내려다보는 할매의 시선은 

시골 흙집에 닿아 있는 듯도 하다     



할매는 우리 집 형편이 나아져야 한다고 

습관처럼 한숨을 쉰다     



나는 고요히 누워있는 할매의 가슴에

때때로

귀를 가져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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