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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의 아침처럼 시작해, 관광객처럼 하루를 걸었다.

2화, 스페인과 포르투갈, 그 사이의 기억들

by 많코

현지인의 아침처럼 시작해, 관광객처럼 하루를 걸었다


마드리드에서의 두 번째 날이 밝았다. 시차적응이 안 되어서 그런지 새벽 5시부터 눈 떠 준비하기 시작했다. 여행의 아침이라 하면 피곤에 찌들어 후다닥 준비하고 나오는 게 익숙했는데 무언가 더 바쁠 것 같았던 유럽여행의 아침은 굉장히 여유로웠다. 마드리드 여행에서 꼭 해야 할 것은 마드리드 왕궁과 광장 레티노 공원이 있다. 비교적 시간이 여유로운 둘째 날에 중요관광지를 둘러보기로 계획했다.


간단히 아침을 먹기 위해 카페를 찾아가던 중 호텔 근처에 현지인들이 많이 있어 보이는 카페가 보여 경로를 이탈하여 들어갔다. 마드리드에서의 첫 주문 무엇을 시킬지 엄마랑 상의한 후 점원에게 손짓과 짧은 영어로 주문했다. 평소 아이스 라때를 즐겨 먹어서 아이스라때를 찾아보려 했지만 알 수 없는 스페인어에 영어로 라때 하나 달라고 했는데 아이스를 말하기도 전에 따뜻한 라때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세상 한국의 빠름 빠름 문화가 여기에 있었다. 분명 유럽 사람들 느리다고 했는데 어디나 예외는 있다보다. 아침을 먹으러 지나가는 길에 이끌려 들어간 가게에서 현지에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옆에 노트북을 하며 커피를 마시는 사람과 오렌지주스, 커피 그리고 빵을 즐기는 사람들 주변 현지인들이 먹는 메뉴를 보며 여기는 아침으로 오렌지주스를 많이 먹나 봐라고 얘기하며 우리도 현지인이 된 거 마냥 마드리드에서 첫 아침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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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둑이 배를 채우고 마드리드 왕궁으로 목적지를 정하였다. 오전 10시에 걷는 마드리드의 거리 생각보다 문 닫혀있는 상점들이 많았다. 극강의 워라밸 역시 유럽의 워라밸은 최고구나 느끼며 걸었다. 한적한 거리 한국에서는 걷지 않았을 것 같은 시간인데 걸으니 좋았다. 새로운 환경을 만나서인가 새로운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가는 날이 장날인가 블로그에서 알아보고 간 왕궁 티켓부스에서 가드 분들이 막고 서는 것이었다. 당황한 나는 멈칫했지만 가드분이 'where are you from?' 이러는 것이다. 난감한 표정을 짓길래 영어를 조금 할 수 있다 했더니 빠르게 영어로 설명했다. 강제 영어 리스닝 시간이었다. 평소에 영어공부 할 걸.. 잠깐 후회하는 순간이었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영어공부를 할까?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본론으로 돌아와 오늘은 티켓을 판매하지 않고 입구만 들어갈 수 있는데 공짜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Free라고 하니 알겠다 하고 마드리드왕궁에 입장했다. 입장하니 넓은 광장에 기마와 기마수들이 줄지어 행차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과거의 모습을 재연하는 듯 보였다. 언젠간 다시 올 일이 또 있길 바라며, 또 보자 꼭 안에 들가 보자 다짐하며 마드리드왕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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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음 장소로 선택한 곳은 산미겔 시장이다. 시장이라 하면 조금씩 그 나라의 맛과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산미겔 시장은 신식으로 새 단장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위생적으로 청결해 보였다. 엄마랑 나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샌드위치부터 구매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스페인의 하몽인가 짭조름 하니 루꼴라와 쫄깃한 빵이 너무 잘 어울렸다. 바로 맥주를 부르는 맛이었다. 맥주 한잔을 하기 위해 스페인의 대표 식문화라고 할 수 있는 타파스바로 가 타파스와 맥주 그리고 샹그리아를 주문했다. 브리치즈와 하몽 그리고 캐러멜라이즈 된 달콤한 양파가 올라가 있는 타파스였는데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이 타파스는 산미겔 시장에 방문하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라고 얘기하고 싶을 정도였다. 엄마와 나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올리브, 칼쪼네 그리고 맥주 한잔 더 마시고 산미겔 시장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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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는 산미겔 시장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레티노공원이다. 레티노공원을 향하면서 길거리에서 만난 풋볼샵에 눈이 돌아갔다. 역시 축구의 나라구나 하지만 가격을 보고 돌아간 눈이 제자리를 찾았다. 꼭 나중에 또 유럽여행을 오면 그 지역에 축구유니폼을 하나 구매하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눈에 아른 거리는 레알마드리드 유니폼을 뒤로하고 얼른 풋볼샵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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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리그를 즐겨보던 나는 레전드선수 유니폼과 축구클럽의 역사 전시를 보면서 유럽축구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언젠간 유럽리그 기간에 방문해 축구경기를 직관하기로 마음먹을 순간이었다. 다시 오기를.. 엄마랑 대화하면서 도란도란 걷다 추로스집을 발견했다. 스페인에 오면 추로스는 먹어줘야지 하며 배불른 배를 뒤로하고 추로스집에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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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를 거느리며 초코소스에 추로스를 꼭 먹어야지 했는데 로망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근데 받는 순간부터 약간 싸한 느낌이 들었다. 맛이 없을 것 같은 느낌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튀겨 놓은 것을 받아서 맛은 그냥 그랬다.. 스페인 추로스를 먹은 것에 만족했다. 다른 도시 가서 다시 먹어봐야지 해놓고 못 먹고 돌아왔다. 바르셀로나에 여행 가는 독자들이 있다면 유명한 추로스 가게 많다고 하니 거기서 꼭 먹어보길 바란다. 먹은 걸 소화시키며 오다 보니 레티노 공원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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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받쳐주는 공원 입구에 들어서 길 앞에 서자마자 와 이쁘다는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왔다. 견학 온한 아이들과 돗자리 펴놓고 앉아있는 연인들 한적해 보였다. 레티노공원은 마드리드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마드리드는 도시의 느낌이 강하다. 다른 세상에 온 듯 여유로운 마드리드를 즐길 수 있었다. 레티노 공원을 끝으로 마드리드의 여행은 마무리됐다. 어쩌다 온 마드리드이지만 나에게 첫 유럽도시여서 기억에 가장 많이 남 것 같다.



#유럽여행#엄마와 여행#스페인#마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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