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하타 차크라를 깨우는 순간

마음의 열정이 꽃처럼 피어날 때

by 사트야

바다의 파도가 보내는 기분 좋은 부산의 바람이 살랑거리며,

뜨거운 여름은 떠나가고 있었다.


스물다섯 살의 선생님과 나는 한 팀이 되었다.

3월부터 시작된 요가 지도자 과정의 최종 과제,

도반님들을 이끄는 1시간의 요가 수업 완성하기.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6개월의 지도자 과정을 마치고 나면, 여러분이 친구나 가족, 혹은 요가를 배우고 싶은 누군가에게 한 시간의 수업을 이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과정의 진짜 목표가 무엇인지 선명하게 다가왔다.



스물다섯, 그리고 마흔의 시선


스물다섯.

이제 마흔이 넘어 그 나이를 바라보니 모든 것이 아름답게만 보인다.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반짝이는 가능성을 품은 나이.

아직 완성되지 않아 불안하고, 미래를 향한 고민도 걱정도 많지만,

고민하는 모습조차 아름다운 나이.


수업을 듣고 있는 선생님은 누구보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얼마나 자라고 있는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나도 문득 떠올렸다.

스물다섯의 나는 어떤 마음을 품고 있었는지.

첫 직장에 출근하며 서툰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그때,

매일 아침 출근길 행렬에 합류한 사실만으로도 기뻤다.


허준이 교수님의 축사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나를 좀 더 친절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


“현재의 내가 누리고 사는 많은 것들은

과거의 나, 혹은 누군가가 내게 베푼 친절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첫 직장에서 나는 행운을 만났다.

따뜻하고 친절한 선배님들이, 한 분도 아닌 여러 분이 내 옆에 있었다.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나는 선배님들께 조금 더 마음을 활짝 열고

그 친절을 감사히 다 받아들이고 싶다.

그때는 몰랐던 것들.

내 가능성을 알아봐 주고, 빛을 내는 방법을 알려주려던 모든 친절이

얼마나 소중한 선물이었는지 이제는 안다.


그래서 나는 선생님의 반짝이는 지금 이 순간,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작은 친절이 되어 주고 싶었다.



아나하타 차크라, 가슴의 에너지


함께하는 어느 순간 나는 깨달았다.

오히려 나를 향한 선생님의 친절이 마치 심장에서 뻗어 나오는 듯 전해지고 있음을.

그것은 곧 아나하타 차크라의 울림이었다.


선생님의 열정이 나의 내면의 아나하타 차크라의 열정을 깨우고, 나는 우리의 목표와 과제를 향해 점점 더 몰입하고 있었다.


우리의 가슴 한가운데, 심장에는

몸 안의 생명 에너지, 곧 프라나가 흐르는 중심이 자리 잡고 있다.

그것이 바로 아나하타 차크라다.


아나하타가 균형을 이루면,

우리는 다양한 자극과 감정의 흔들림 속에서도

사랑을 느끼고, 타인을 존중하며,

나와 세상 사이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갈 수 있다.


그러나 이 흐름이 막힌다면,

우리는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하게 된다.

닫힌 가슴은 곧 닫힌 삶으로 이어진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이 가진 문제점.

가장 무거운 머리를 어깨 위에 올려둔 채 살아가야 하기에,

그 무게는 늘 심장을 아래로 누른다.


요가에서 아사나는

위에서 아래로 작용하는 중력과,

습관 속에서 조금씩 변형된 몸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리려는 노력이다.


심장을 인체의 위로 들어 올리고,

다른 신체를 아래로 내려놓는 동작들은

폐 안의 공간을 넓혀 주고,

그 안에 놓인 심장을 편안하게 해 준다.


그 순간, 내면과 외면을 잇는 심장의 에너지,

아나하타 차크라는 본래의 충분한 공간을 다시 확보한다.

그리고 편안하게, 우리 몸의 손끝과 발끝까지

생명의 에너지, 프라나를 뻗어내며

다시 심장으로 되돌려 보낼 수 있게 된다.



수업의 주제와 시퀀싱


한 목표 아래에서, 우리는 마치, 마음이 통한 듯,

같은 주제를 제안했다.


“아나하타 차크라를 깨우는 수련의 시간”.


요가 수업에는 일정한 구성 원칙이 있다.

쉽고 간단한 동작에서 시작해 점차 난이도를 높이고,

몸을 열어주며 클라이맥스로 향한다.

그리고 다시 서서히 내려와, 고요함 속에서 수업을 마무리한다.


요가 수업의 기본 시퀀싱

1. 호흡과 센터링 – 주제 소개, 자연스러운 호흡

2. 웜업 – 작은 움직임으로 몸 풀기

3. 스탠딩 – 태양경배 A/B, 균형자세

4. 빌드업 – 균형·트위스트·후굴 자세

5. 픽 포즈 – 수업의 클라이맥스(도전 자세)

6. 쿨 다운 – 전굴, 트위스트, 역자세

7. 사바아사나 – 5분 이상 이완과 고요의 시간



나마스떼로 마무리하며


기대된다. 설레고 떨린다.

함께한 도반님들 앞에서, 처음으로 요가 지도자로 서게 될 그 순간.


머리를 심장보다 낮게 두는 아사나를 통해

심장에 넉넉한 공간을 선물하고,

아나하타 차크라의 균형을 온전히 느끼며,

합장한 두 손을 가슴에 얹을 수 있기를.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인사할 수 있기를.


“당신 안의 신성을 존중합니다. 나마스떼.”


인도의 문화에서 나마스떼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다.

수많은 신(神)을 모시는 다신론의 전통 속에서,

신은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니라

내 안에도, 당신 안에도 머무는 존재로 여겨졌다.


따라서 합장하여 고개 숙이며 “나마스떼”라고 인사하는 순간,

나는 나의 신성을, 그리고 당신의 신성을 함께 존중한다는 의미가 담긴다.

타인의 존재 속에서 신성을 발견하고, 그 신성에 예를 표하는 행위.


바로 그 존중의 마음으로,

우리의 첫 수업을, 우리의 첫 나마스떼를 함께 잘 마무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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