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엄마는 어디 갔나?

아들아 방황해서 고마워_02 나의 자유의지가 발현되다

by FriendlyAnnie


우리 딸은 내가 가르치는 그룹에 속해서 10년이 넘는 엄청난 기간 동안 영어 공부를 해왔었다. 그것이 나의 큰 실수였다. 그냥 잘 따라주는 딸이 당연한 것 처럼 늘 칭찬은

인색하고(다른 학생들 앞에서 자녀를 칭찬하는 것은 안된다라는 나의 고정관념 때문에) 부족한 부분은 거침없이 지적하면서 딸에게 고마움과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인색했다. 반면, 다른 학생들에게는 너무나 친절한 선생님이었으니, 우리 딸이 느꼈을 배신감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미안하다. 딸이 중학교 2학년 쯤 되던 때였다. 그 당시 딸은 수업 시간에는 나를 선생님이라 부르는게 습관이 되어 있었는데, 어느날부터, 수업이 끝나면 늘 이렇게 얘기했다.


“아~엄마 보고싶다!”


코 앞에 엄마를 두고도 엄마가 보고싶다고 말했던 딸의 마음을 생각해보면, 딸은 정말 엄마의 마음과 사랑을 원했던 것 같다. 딸에게 엄마의 사랑이 필요할 때, 충분히 사랑은 전하지 못하고 아이의 책임과 성실함만을 요구하는 부족한 엄마였던 나 자신을 반성해 본다. 엄마는 아이들에게 사랑이다. 엄마의 사랑이면 아이들이 힘을 얻기에 충분하단 생각이 이제서야 뒤늦게 든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사랑을 제대로 보여주고자 한다.


모든 엄마는 현명해야 한다?


모든 엄마는 현명해야 한다고 하는 표현 자체가 부담스럽다. 모든 엄마는 현명해야 할까?
현명하다는 말 자체가 가끔은 그렇지 못한 엄마에게

큰 부담감을 안기기도 하고 좌절과 자책을 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현명


사전적 의미로 어질고 슬기로워 사리에 밝다.


과연 어질고 슬기롭고 사리에 밝아야만 훌륭한 엄마일까?
실수 할수도 있고 부족한 부분이 있을수도 있고 가끔은 부당함에 화를 낼 수도 있고 일과 육아를 함께 하면서 힘에부쳐 울기도 하지만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강해지는! 그래서 아이와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헤쳐나가기를 노력하는 엄마는 어떨까?


예전부터, 소설이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어머니들은 한결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강하고, 헌신적이고,
현명해야하는 것으로 묘사가 되어왔다. 그래서 우리의 머리속에 각인된 어머니의 상은 늘 헌신적이고 현명한 어머니였다. 지난 20~30년은 이전 100년 동안 겪은 것 만큼이나 많은 변화가 이 사회에 있었고, 가정에서, 사회에서 이제 여성들의 역할은 다양해졌다. 현대 사회에서 예전 어머니와 같은 역할과 현명함을 그대로 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가정이건 사회이건 그 구성원들이 조화롭게 협력하고 역할을 찾아야만 그 집단이 균형있게 잘 유지될 수 있다. 이제 가정에서도 엄마의 역할은 다른 구성원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한 일이 되었다.


그래도 어려움 가운데


완벽하지도 그리 현명하지도 않지만


계속 마음이 단단해지고 성장하는


그래서 결국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진심으로 함께 소통하고, 웃고 울어줄 수 있는 엄마는 어떤가?


현명함과 세상 이치에 밝음으로 아이들의 자유의지와는 상관없이 아이들을 공부 잘하는 모범생으로 기르는 엄마보다는 아이들과 끊임없이 의논하고, 말도 안돼는 사춘기 아이들의 주장과 의견에도 귀기울여주고 고민해주는 엄마, 아이를 인격체로서 존중해주는 엄마이고자 한다.
공부를 잘하는 재능이 있는 아이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로 성장하게 도와주고 운동을 잘하는 아이는 운동재능을 키워주고 노래를 잘 하고 춤을 잘 추는 아이는 그 재능을 키울 수 있도록 가능한 지지를 해주고
너무나 조용하고 부끄럼이 많은 아이들은 마음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떨까? 얘기하지 않는다고 아이들의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


엄마는 사랑을 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단 생각이 든다. 아이가 어떤 상태이든, 어떤 상황에 놓여있든 아이가 그것을 겪으면서 더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과 사랑을

끝까지 줄 사람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쟁에서 치열하게 살아 남아야 하기에 아이에게 살아남기 위한 스킬을 익히라고 냉정하게 떠밀지 않고, 아이가 조금 느려도, 공부를 못해도, 아직 미성숙해서 사고를 치고 다녀도, 자기의 속도대로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변함없는 믿음과 사랑을 주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 아닐까 한다. 아이가 어려울 때 우리 딸처럼 ‘우리 엄만 어디갔지? 엄마 보고싶다~!’라는 마음이 들지 않도록, 진정
변함없는 믿음과 사람의 엄마로 아이들 곁에 머물 수 있는 우리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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