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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e Jun 11. 2020

너희는 팀이야.

해외-이민자-워킹맘

퇴근을 하고 집에 도착하니, 그녀의 남편과 아이들은 없었다.

또 남편의 친구이자 아이들과도 친구이기도 한 그 집에 갔으리라 그녀는 생각했다.


코로나로 인해, 그녀의 청결함은 더 심해졌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씻고 늦은 점심을 준비한다.


10분가량 지났을까, 그녀의 남편과 둘째가 집으로 왔다.

큰 아이는 친구들과 놀고 있어, 자신들만 왔다고 한다.

친구 집은 같은 동네에 있고, 걸으면 10분 안에 갈 수 있다.

물론 아이들의 걸음으로는 20분 정도 걸릴 수도 있다.


갑작스러운 에어컨의 풀가동으로 인해..

그녀는 때아닌 감기에 들었다.

그녀는 출산 후, 일반 사람들, 특히 미국인들과 다른 체온을 갖게 되었다.

늘 열이 많아, 겨울에도 창문을 열고 잤던 그녀는..

현재 1년 내내 전기매트를 틀고 산다.

하지만, 뜨거운 태양빛을 좋아하는 그녀는 날씨가 그런 날에는 밖에 나가 앉아 있는다.


감기에 걸린 그녀는 잠시 쉬기로 하고, 방에 앉아서 드라마를 본다.

슬슬 아이들의 저녁시간이 다가와 그녀는 큰 아이를 데리러 갔다.


늘 엄마인 그녀에게 업히고 싶어 하는 큰 아이를 위해..

조금은 위험할 수 있지만, 자전거와 힙 시터를 가지고 아이를 데리러 갔다.


하지만...

아이가 있어야 할 곳엔 아이가 없었고,

아이는 친구들의 집의 소파에 혼자 앉아, 텔레비전에서 만화를 보고 있었다.

그런 아이를 보자, 그녀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왜 여기서 혼자 이러고 있는지. 여기가 너희 집인지.

다다닥 그녀의 질문이 시작되자,

아이는 다른 아이들이 자기에게 'mean'하게 굴어, 자기는 여기에 왔다고 한다.

(그녀는 mean의 의미를 어떻게 한국어로 잘 표현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상황설명을 잠시 하자면, 그녀의 남편의 친구는 동네에서 레스토랑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놀고 있다가, 그녀의 큰 아이만 그들의 집으로 간 것이다. 


아이를 업고 자전거를 타고 오면서도 그녀의 잔소리와 화는 계속 이어졌다.

"아무도 없는 집에 있으면 안 되는 거야. 다음부터는 집에 와야 해!"

"나는 집에까지 걸어가기 힘든데?"

"그러면 삼촌에게 아빠한테 전화해 달라고 해. 그러면 아빠나 엄마가 데리러 올 테니까."

"응".


집에 도착한 그녀의 화살은 둘째 아이에게 그리고 남편에게 이어진다.

"다음부터는 꼭 둘 다 데리고 와. 거기에 두지 말고"

"아이가 그 집에 혼자 있었어. 아이들이 mean 하게 굴어서. 그리고 그 아이들은 내 아이가 자신들의 집에 있는지도 모르던 걸?"


그녀의 남편도 당황했다. 


아이들에게 저녁을 차려주면서, 그녀는 또 말한다.

"너희 들은 팀이라며? 그런데 왜 한 명은 여기에 또 다른 한 명은 저기에 있니?"

"다음부터는 오기 싫더라고, 더 놀고 싶어도 꼭 둘이 집에 같이 와야 해"

"너희는 팀이니까"


아이들은 그녀의 잔소리에 또 풀이 죽었으나, 그녀는 역시나 개의치 않는다.

잘못된 것은 똑바로 바로 잡아야 직성이 풀리는 그녀이기에 나름대로 정당화를 시킨다.


그녀의 남편은 아이들에게 항상 너희들은 팀이라고 가르친다.

그러므로 서로를 도와주어야 하고 보호해 주어야 한다고 말이다.


아이들에게 팀이라는 것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그녀가 이 곳으로 온 이후, 아이들은 야구, 농구, 축구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 끼리끼리 논다.

이 두 아이가 완벽한 팀이 될 때는..

엄마에 대항하는 것도 아니고

아빠에게 반항하는 것도 아니고.

바로 아이패드에 있는 게임을 할 때이다.


평소 일상에서는 어떻게 알려 주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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