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부터 지속적 상연
연극은 시대 여행이며 감정 탐험이다. 사랑의 감정을 보다 보면 어느새 내 청춘의 사랑들도 떠오른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겠냐 물으면 난 단호하게 싫다고 답할 것이다. 청춘의 사랑, 너무 좋지만 그만큼 힘들고 어려웠다. 난 지금이 좋다.
‘춘천 거기’는 아홉 명, 세 가지 모양의 사랑을 보여준다. 소위 불륜이라 불리는 유부남 명수와 선영, 서로 사랑하지만 각자의 과거를 의심하고 연약한 믿음으로 갈등하는 세진과 영민, 이제 막 수줍은 사랑을 시작하는 응덕과 주미, 그리고 뒷모습만 보는 병태와 이루어지지 않아 아쉬운 지환의 사랑 등 다양하다.
연극은 김한길의 희곡으로 2005년 초연된 이래 꾸준히 상연되었고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나는 몇 년 전 명수 역은 박호산 배우 선영 역은 김혜나 배우로 보았고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엔 이동수, 유지연 배우가 해당 역을 맡았다. 유지연 배우의 연기는 자연스럽고 섬세하다. 여기서도 그랬다. 사랑하는 감정과 사랑해선 안 되는 현실에서 갈등하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다. 개인적으로 세진과 영민 커플은 빨리 헤어졌으면 한다. 영민의 행동은 아무리 변명을 해도 데이트 폭력이다. 물론 세진도 별로 다르진 않다. 주미 역의 전수희 배우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연기는 극의 활기를 주었다.
그러나 둘째 날 공연 징크스인지 공연 사이사이 마가 떴고 남자 배우들의 연기는 과했고 뭔가 한 방은 없이 들뜬듯한 연출은 다소 아쉬웠다. 그럼에도 대중성과 재미를 갖춘 희곡의 힘은 세다. 그러니 2005년 초연 이후 지속적으로 공연되는 것이다. 사랑, 그 다채로운 감정을 만나기에 딱, 데이트 코스로도 좋겠다. 11월 12일까지 아트원씨어터에서 상연된다.
자료를 찾아보니 <춘천 거기>는 2005년 김한길 연출을 비롯해서 9명의 배우, 스태프들이 모두 제작비 100만 원씩 모아 시작한, 극단 놀땅의 백만 송이 프로젝트다. 백만 원씩의 제작비를 모아 백만명의 관객동원을 목표로 했다고 하는데 현재 스코어가 궁금하다. (By 혜자 @_savvy_curation )
참, 커튼콜 후 퀴즈를 풀어 선물 받은 사람 나야, 나!
김한길 작, 송건우 연출
극단 가족의 탄생 제작
출연 이동수 유지연 하지영 이재남 전미주 전수희 이준경 강우람 전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