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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 맛 탐방_마천시장 내일도두부

고소하고 담백한 두부의 진수, 두부도 팔고 밥도 팔아 더 매력적

연휴가 길어지면 밥짓는 사람은 고민이 는다. 명절에 병이 나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한다. 

다행이도 나는 명절 노동이 없다. 양가가 워낙 단촐하다 보니 생긴 이득이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명절 연휴휴엔 도시를 충분히 즐긴다. 영화도 보고 그냥 목적없이 걷기도 하고 미뤄뒀던 음식점도 간다. 

내일도두부도 긴 연휴가 아니었다면 가기 어려운 집이다. 서울의 동쪽 끝 마천시장 깊숙한 곳에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두부를 좋아하지만 밀가루냄새와 어설픈 콩비린내가 진동하는 시판용 두부를 싫어해 마트에서 두부를 사는 일이 거의 없다. 


내일도두부는 고은정 선생님이 운영하는 [제철음식학교]에서 1년간 같이 공부한 일도씨찜닭의 김일도 사장이 하는 집이다. 김일도 사장은 찜닭, 곱창, 불고기백반 집 등 다양한 음식점을 경영하는데 하나같이 맛도 수준급이고 요즘 사람들이 좋아할 감각도 갖춰 요즘 잘나가고 있다. 


내일도두부는 자신이 나고 자라며 자주 다디던 마천시장에서 오랫동안 두부집을 하시던 분의 것을 인수받아 시작했다고 한다. 연로하시고 수익도 나지 않아 두부집을 정리하신다는 말을 듣고 오래된 집이 없어지는 게 아쉬워 직접 나서서 인수를 하고 그곳에서 두부도 팔고 두부를 주제로 밥도 팔고 있다.


두부부침

두부 메뉴 중 하나를 꼽으라면 난 언제나 두부부침을 뽑는다. 들기름에 잘 구워진 두부는 정말 맛이 좋기 때문이다. 내일도두부에도 두부부침이 있었다. 두부 한모를 큼직하게 잘라 들기름에 잘 구워내줬다.


생두부

이 집의 정체성이다. 다른 집보다 간이 살짝 높은 듯 했다. 그런데 바로 이 점 때문에 두부가 부서지지 않는 것 같았다. 매우 고소해서 굳이 조리를 하지 않고 생으로 먹어도 좋다. 내일도두부에서는 뜨거운 물에 데쳐서 내줬는데 이것을 같이 준 김치와 먹으면 된다.


버섯불고기 두부밥

나물 중심의 간단한 반찬과 함께 큰 그릇에 소복히 담겨나온다. 버섯과 돼지불고기, 새싹채소 그리고 두부 토핑, 여기에 양념장과 같이 나온 순두부도 넣어 비벼 먹는다. 양이 상당하다. 순두부를 같이 넣어 비비니 밥이 더 고소해진다. 


강된장+톳두부밥

흔하지 않은 메뉴다. 밥 위에 강된장을 올리고 그 위해 양념한 톳 마지막으로 두부 토핑이 올라가 있다. 

역시 같이 나온 순두부를 넣어 비벼 먹는다. 짭조롬한 톳이 밥과 강된장과 묘하게 어울렸다. 숟가락이 멈추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밥 메뉴 중엔 이 맛이 좋았다.


들깨순두부

순두부에 들깨를 양껏 넣어 고소함을 더한 음식이다. 뭔가 보양하는 느낌이 드는 순한 음식이었다. 흰쌀밥에 얹어 비벼 먹었다. 


오래된 재래시장, 그러나 정비가 잘된 마천시장은 그 규모가 엄청났다. [내일도두부]는 그 시장 안에 있다. 찾기가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짬을 내어 한번 다녀올 만했다. 

두부 한 모를 사서 나와 그 날 밤 집에서 술상을 봤다.  성북동소행성 심야술상이었다. 

가격은 백반은 7000원 내외이며, 두부는 한모에 7000원, 간단한 주류도 있다. 

서울시 송파구 마천로 45길 30 1층(마천시장내)

02-443-5111


#토요食忠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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