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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나무 Jun 23. 2023

꽃 피우다

유년 시절을 잘 돌보아주지 못해

굽어 자라던 해바라기

툭 걸치고 의지할 만한 곳을 찾지 못해

잔뜩 웃자라던 해바라기가

아니, 해바라기인지도 알 수 없었던 그 아이가

고개를 빳빳이 들고 줄기를 세우기 시작했다.


가운데 무언가 봉오리가 보이는 것 같더니

궁금함으로 며칠 애 태우게 하더니

잘 지내고 있는지 똑똑똑 방문한 내게

더 깜짝 놀랄 만한 선물을 내민다.





"어머!"

노란빛을 보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사다리에 오른다.

너구나. 너였구나.


꽃이 아니었어도 충분히 귀엽고 소중을텐데

노란 꽃을 보고는 입꼬리가 쭉 올라가서

팔불출처럼 여기저기 자랑하고 싶어지는 것이

꼭 극성 부모가 된 것 같다.


"우리 해바라기가 드디어 꽃 피웠어요!"

"굽어서 기더니 쫙 펴져서 이리 잘 자란 것 좀 봐요!"

"스스로 이리 예쁜 꽃을 피우다니 너무 대견해요!"

"창을 향해 꼿꼿이 서 있는 모습에서 해바라기의 의지가 보이지 않나요?"

"우리 해바라기 너무 대단한 것 같아요!"


동네방네 큰 소리로 자랑하고 싶은 마음

내 새끼가 말만 트여도 천재 같은 그 마음

무조건적인 사랑과 응원


어디선가 바닥을 헤매고 있을 당신에게도

꼿꼿이 일어서 해를 보고

꽃 피울 그날이 올 것을

믿고 응원하며 기다린다.

이 사랑의 마음을 그대에게 보낸다.







유년기 해바라기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해바라기의 전진' 글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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