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눈치를 보지 않을까?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해 봤습니다.
첫 번째는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은 저희와 살아 온 궤적이 좀 다른 거 같습니다. 대기업 가문의 자제로 태어났고 어릴 때부터 최고의 엘리트로 살아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른 삶을 살아왔기에 다른 생각을 하고 있구나, 그래서 우리 눈치를 보지 않는구나란 생각을 했구요.
두 번째는 외부인이 축구협회에 구체적으로 개입할 수가 없습니다. 공간을 허락하지 않죠. 아무리 국민들이, 팬들이 경기장에서 정몽규 아웃, 홍명보 아웃을 외쳐도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팬이나 국민은 선인단에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예전 표현대로 체육관 선거를 하는 거죠. 내 편만 체육관에 모아 놓고 하면 되기 때문에 팬과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됩니다.
또 하나 국민들이 선출한 국회의원의 눈치도 보지 않죠. 자꾸 인사권에 개입하면 피파가 월드컵에 못 나오게 할 거야란 겁박을 주죠.
팬들의 눈치도, 국민들이 선출한 국회의원의 눈치도 보지 않으면 어디 눈치를 보겠다는 겁니까. 이렇게 눈치를 보지 않기 때문에 이미 많은 문제들이 문제라 느끼지 않는 거에요.
박문성 해설위원, 축협 국회 질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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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자리에서 폭언과 자기 중심적이기로 유명한 한 대표의 회사를 갈 지 말 지를 물은 이가 있었다. 예전보단 변했다더라는 A에게 하나도 안 변했다 하는 B. 옆에 좋은 직원이 있어야 한다는 C. 내겐 어떻게 생각하냐는 말.
”잘 모르겠다. 다만 쉽진 않을 거 같다. 왜냐하면 그는 변해야 할 이유가 없는 사람이어서다.”
진짜 변해야만 하는 절박감이 없는 이에겐 순간순간의 반성이 분명 있고 그 순간의 마음이 진심이어도 금새 도루묵이 되곤 한다. 이미 많은 걸 이루고 가진 이에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간절해도 그게 전부가 아니며 이미 가진 걸 영위하는 데에 문제가 없다면? 그게 ‘변할 이유가 없는 이유’다.
그럼 이런 대표와 절대 일해서는 안 될까?
범죄에 폐급이 아닌 한 독단적이고 무례해도 일가견을 이룬 사람은 분명 한방이 있기 마련이라 같이 일할 가치는 있다 생각한다. 그럼에도 되도록 피하라 권한다. 대표보다 직원 본인의 멘탈과 심지가 버틸지 때문에.
나도 불과 1~2년 전만 해도 이런 대표에게 할 말을 거침 없이 하고 실력 탄탄한 사람이 붙어야 한다 주장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 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저 두 역량은 보통은 싸움만 날 뿐이더라. 그럼 뭘까. 이 시점의 내 답은 저건 기본이지 전부가 아니고 그보단 세련되게 그의 언어로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란 거다.
내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상대의 언어로 말하는 것, 그게 일하는 이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어디서나 중요한 이 능력은 변할 이유가 없는 리더와 일할 수록 더더욱 빛을 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