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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해성 Apr 16. 2024

그대를 잃었다 할지라도 그대를 잊었다 한 적 없다.

안녕하신지요. 다들 잘 지내시고 계시는지요.  저는 유독 시린 봄을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잘 지내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겠습니다.



저는 힘 없이 꺼져갈 수밖에 없던 촛불들을 기억합니다. 저는 이 촛불들이 단순히 숫자로만 기억되는 세상보다는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으로 기억에 남는 세상에 살고 있기를 소망합니다. 



사실 꽤나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어 조금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어찌 되었건 아직 저는 촛불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무슨 글을 써야 할까 생각하다가 풍경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숨을 쉬어봤습니다. 들이쉬고 내쉬면서 그들을 느껴 보았습니다. 죽으면 그 형체는 서서히 사라지지만 원자는 남아 우리의 삶 속에서 느껴진다고 합니다. 



오늘은 왜인지 숨이 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 주변의 촛불에게 떳떳하지 못한 탓일까요. 같은 사회에 속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억해 주는 많은 사람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요즘은 사람들이 참사들을 두고 사적인 일이라고 말하고는 합니다. 제게는'가장 사적인 일이 가장 정치적인 일'입니다.


저는 아직  이 말이 유효하다고 믿고 싶습니다. 저는 사람을 사람답게, 귀하게 여겨지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개인의 불행이 사회의 불행으로 여겨지는 사회에 살고 싶습니다. 이런 사회가 정상고 이런 당연한 일이 지켜지지 않는 일이 비정상적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에서 살고 싶습니다.


그대를 잃었다 해서 잊은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언젠가 꺼질 나의 촛불을 위해 오늘의 희미한 촛불을 기억하고 응원해보려 합니다. 여러 사람들의 촛불을 기억하며 오늘을 보냈노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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