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_35
엄마 생신이라 오랜만에 시골집에 왔다.
지난 일주일 내도록 비가 오더니
고맙게도 오늘은 날씨가 참 좋다.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갈아타고 오는 내내
이제 진짜 여름이구나 싶은 바깥 풍경에
계절의 흐름을 느꼈다.
난 여름의 푸름이 좋다.
같은 초록인 듯싶지만 봄의 초록과는 다르게
짙은 여름의 초록을 보면 금세 기분이 좋아진다.
온도가 높아 덥긴 하지만
왠지 모르게 모든 게 다 생생하고 선명해지는 게
여름의 매력이다.
옷차림도 가벼워 좋고
빨래를 해도 한나절이면 바짝 말라 좋고
보기만 해도 좋은 바다에 뛰어들 수 있어 좋고
곧 있음 긴 여름방학도 시작하고
좋아하는 이유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늦은 오후의 여름을 가장 좋아한다.
저녁 7시,
늦은 오후이지만
여전히 여름의 하늘은 밝다.
시골집 창문 곁 소파에 앉아 밖을 보고 있으니
여기가 지상낙원이구나. 생각했다.
어제 내린 비가 아직 미련이 남았는지
시원한 저녁 바람을 불어 보내주고
풀과 나무들은 하늘 아래를 초록으로 가득 채웠다.
너무 쨍한 한낮의 하늘이 저녁이 되면
조금 유해진다. 옅은 하늘색에 만지면 너무 보드라울 것 같은 구름들이 조용히 흘러간다.
어두운 밤보다는 밝은 낮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7시가 넘어도 이렇게 밝은 바깥을 볼 수 있는 여름이 너무 고맙다.
유난히도 멋졌던 오늘의 노을.
오늘 노을은 정말 절경이었다.
그 어떤 대단한 예술가라도 절대 만들어내지 못할 색으로 하늘을 물들였다.
도시처럼 하늘을 가릴 높은 건물 하나 없는 여기 시골의 노을은 바라보고 있으면 할 말을 잃어버린다.
그저 우와.. 아름답다 바라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