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투자를 시작한 이유는 결혼하고 4개월 정도 됐을 때 막연히 내 집 하나를 사야겠다는 생각부터 시작되었다. 실거주로 들어가려다 생각이 바뀌어 2년 만에 매도했고, 신도시의 더 넓은 평수의 아파트 전세로 들어갔다.
그 첫 집은 지금 아파트 오르는 금액들에 비하면 큰돈은 벌지 못했지만 그게 시작이었다. 매도할 당시를 떠올려보면 우리 집이 맘에 들어 실거주로 사시겠다는 분이 있다고 부동산의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그분이 조르지도 않았는데 내가 먼저 천만 원 깎아 드릴 테니 사시라고 했다. 공인중개사분은 너무 놀라워하셨고 매수자분 또한 너무너무 감사해했다. 사실 매도할 때는 어떻게 하면 잘 파는 건지 몰랐다.
그때 나의 나이는 31살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굳이 뭐 하러 그랬을까? 싶긴 하지만 그때 그렇게 매도한 것이 지금까지 후회는 없다.
그 당시 수익을 낸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했던 부동산의 최악의 시기였었다. 내가 29살 때 처음으로 집을 사러 간다고 할 때 신랑 직장 동료들이 엄청 걱정하며 말리라고 할 때였으니까 말이다.ㅋ
집을 산다고 전화 한 통화 해놓고 부동산을 가서 신랑에게 매입하겠다고 했는데 신랑도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었다. 그렇게 난 혼자 부동산으로 가서 바로 집을 샀으니 모두가 이상하게 볼만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날 내 집을 샀던 묘하고 들뜬 기분에 서로 잠이 안 와 계약서를 몇 번이나 다시 보고 신랑이랑 새벽에 다시 일어나 같이 나와서 술 한잔하고 잤던 추억이 지금도 새록새록 난다.
그때 당시 실거주를 하지 않았으니 지금 얘기하는 나는 갭투자꾼 이었으며 이상하게 다른 거에는 겁도 많고, 두려움도 크면서 부동산에서만큼은 신기하게 언제나 과감했다.
본격적으로 14년 말부터 쭉 부동산을 투자했고, 정확한 수익을 밝히긴 어렵지만 돈 없이 시작한 우리의 자산은 현재 몇십 배로 불어났다.
신랑은 내가 산 집을 보지 못한 경우도 많았고, 매도하는 당시에나 이 집이었구나 할 때가 많았다. 강의를 듣거나 누가 알려준 곳에 투자하지 않았으며, 그저 혼자의 판단과 감으로 했지만, 좋은 시기를 만나 운이 정말 정말 좋았다.
사실 그런 강의를 들을 생각도 못 했다. 그저 부동산 카페를 매일매일 참 많이 들락날락하면서 몰랐던 걸 배우기도 하고 수많은 글들에서 수도권의 지역마다 어디가 핫하고 어디가 차가운지 온도차를 느꼈었다. 그런 것들이 참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투자를 혼자 막 하고 다니다가 17년부터쯤인가 더 이상은 무리라고 생각할 무렵 부동산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많이 어렵다. 그래도 그렇게 내가 투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신랑의 수익이 자산을 불려줄 시간을 기다리는 힘이 되어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날 반대할 때도 있었지만 결국 날 믿어주고 내가 하는 대로 두었다. 조금이라도 신랑이 싫어하는 것 같으면 하지 않았지만 포기가 안되면 그냥 밀고 나가기도 하긴 했다. ^^;;
다행히 투자했던 것들이 맞아떨어지면서 자산이 늘자 행복하고 더 많은 길이 열리니 더욱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었다. 투자가 아니더라도 언제나 좋은 글과 좋은 이야기를 나눠주고, 투자나 삶의 가치, 성공한 삶의 마인드를 닮아가려 노력하게 됐다.
이렇게 투자를 하면서 우리는 행복했고, 발전해 갔으며 삶의 질도 점점 올라갈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예전에는 부정적이고, 나를 이상하게 보고, 반대하던 주변 사람들이 내게 모이기 시작했다.
18년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2014년에 너를 알았어야 했는데..였다. 그런데 그때 알았던 사람들은 아무도 내 말대로 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조바심이 났던 건 그들이었다. 그런데 현재도 또 같은 일들을 겪고 있다.
무주택자는 무주택자대로 불안하고, 수익이 적은 투자자들은 다른 사람의 수익과 자신의 수익을 비교하면서 더 많은 결과를 얻기 위해 조급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부부가 마음이 안 맞아 서로 탓을 하며 싸우기 시작한다.
예전에 분양권을 사서 실입주 하려던 동생이 있었다. 그 당시 내가 살던 동네 아파트들이 2억 정도 오를 때였다. 수시로 같이 상담을 했는데 마지막 결정을 하기까지 얼굴이 고민으로 사색이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가 했던 말이 이곳은 당연히 오를 것 같긴 하지만, 그런 맘이면 이사하지 말라고 했다. 실입주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투자가 늦은 만큼 남들처럼 빨리 수익을 내기에 조바심을 갖고 있었다.
사지 말라고 말린 이유는 사는 내내 이곳이 자기가 생각했던 것만큼 오르지 않으면 불행할게 뻔하기 때문이었다. 이사하는 곳이 더 오를 것 같아 모든 걸 감수하고 왔는데, 결과가 기대치보다 낮으면 부부 사이에 눈치도 보일 것이다.
또한 매번 얼마 오르나, 왜 내가 사는 아파트만 안 오르나 이런 생각을 하면 삶이 안정될리도 없고, 불만만 쌓일 것이다. 내가 계속 투자했던 것은 우리가 마음이 맞았고 행복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현재 내 주변에 그때 이 동생 같은 그런 사람들이 자꾸 생겨난다. 난 투자는 당연히 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내집은 반드시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워낙에 어릴 때부터 돈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터라 그런 부분에서는 잘 받아들인다.
하지만 투자의 전제조건이 있다. 반드시 한 달 수입이 가족과 살기에 불편함 없이 생활이 가능해야 하고, 투자할 기회가 왔을 때 대출을 받더라도 이자 이상으로 감당 가능한 현금흐름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첫 실거주 집을 마련하는 거라면 약간 무리하더라도 가정의 안정을 위해 빠를수록 좋다.
그런데 보통은 그런 것들이 갖추어지지 않았는데 욕심만 많다. 그건 리스크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거랑 똑같다. 도박이다. 언제나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며 매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예전에 내가 분양권을 사서 입주시기 때 전세금이 생각했던 것보다 1억 가까이 계속 내려가 정말 위험할 뻔한 경험이 나의 교훈이 됐다.
그 뒤로는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매입하고, 전세를 놓으면 역전세를 가정하고 매입하고, 분양권을 피받고 팔려고 하면 안 팔려서 등기를 치는 게 가능하면 매수하라고 얘기한다.
만약에 시장 상황상 절대 그럴 일이 없다고 판단해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투자는 단기간에 부자가 되는 게임이 아니다. 버티는 거다. 그러니 이런 버틸 힘이 없는데 조급한 사람이라면 투자를 다시 생각해 보라고 말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