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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블리스 Oct 25. 2022

아픈 만큼 성장하는거야

결국 목돈으로 외제차를 무리해서 뽑은 이부장. 그래도 마음만은 부자가 된 것 같다. 아무리 개나소나 다 타고 다니는 외제차라지만 막상 시승해서 내차가 되고보니 성공의 상징같아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아내도 왠지 내심 기분 좋은 눈치여서 이부장은 뿌듯하게 느껴진다. 때마침 지인들과 필드 약속도 잡히고 새차를 끌고갈 생각에 콧노래가 절로 난다. 


다음날 새차로 출근하다 지하주차장에서 회사동료 김부장과 마주친다.


"이야~ 이부장 차 뽑았어?? 죽인다~~ 요즘 너무 잘 나가는거 아니야??"


"아이 뭘~ 알잖아.. 내 차가 너무 오래되서 잔고장도 많이나고... 그래서 이 기회에 집살려고 모은돈으로 무리해서 바꿨어. "


"좋겠다~ 나도 그 때 집 안사고 차라리 그 돈으로 새차라도 뽑았으면 억울하지라도 않을텐데... 에휴....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와이프는 집값 더 떨어질거라고 매일 바가지를 긁고..."



"그래도 집이 있는게 어디야~ 그러지 말고 기분전환하러 담에 전에 멤버들이랑 필드나 같이 나가자. 가서 스트레스 확 풀고오자고~~"


"말도 마~ 와이프한테 골프에 골자도 못 꺼내... 지금 집산 죄인이라 집에서 눈치보며 쥐죽은 듯이 지내는데 와이프가 대출 갚을때까지 골프 얘기하면 골프채를 다 팔아버리겠다고 한다...ㅜㅜ"


"그래...  와이프도 오죽 속상하면 그러겠어. 그럼 담에 술이나 한잔하며 스트레스 풀고 일단 사무실로 가자고~"


부동산 꼭지를 잡았다고 회사에서 소문이 자자하게 나서 모두 불쌍하게 보는 김부장을 위로하며 이부장은 자신의 선택에 있어 다시 한번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집값이나 매물검색도 확인하지 않게 되었다. 그냥 현재의 삶에 충실하며 행복을 누리고 싶어졌다. 왠지 아내와도 사이가 더 좋아지는 것 같고 모든게 완벽했다. 




6개월 뒤....




골프를 치다보니 안아픈 곳이 없다. 처음엔 손가락 통증이나 손목, 팔꿈치 통증이었는데 그 이후엔 갈비뼈도 한번 나가고, 아내는 아내대로 허리통증으로 골골 대면서도 또 다시 연습장에 가며 골프실력을 키웠다.


고통이 있어야 성장이 있는거라며 서로를 위로하고, 아프고난 뒤 거리가 늘거나 채를 휘두르는 자신감이 생길때면 발전하는 것 같아 뿌듯했다. 


3개월 정도 시간이 지날때부터 이제 좀 안아프게 잘 좀 치나 했더니 갑자기 갈비뼈 쪽으로 또 통증이 느껴진다.


다음달에 회사사람들과 필드 약속때문에 잘치고 싶은 마음에 어제 연습장에서 좀 무리를 했던게 문제였나보다. 결국, 회사 점심시간에 다시 병원을 찾게 된 이부장. 


다행히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크게 다친 것 같지는 않고, 통증이 가라앉을때까지 골프를 치지 말라는 소리를 들었다. 


병원 진료를 마치고 안심하며 회사로 가는 중에 부하직원 윤과장의 뒷모습을 보게된다. 반가운맘에 어깨를 치려던 순간 멈칫했다. 


전화통화를 하는데 세금 이야기로 누군가와 바쁘게 통화하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일부러 들으려고 한건 아니지만 조용히 따라가며 엿듣게 되었는데 종부세 이야기 같았다. 



한번도 윤과장과 부동산 얘기를 해본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통화에서 집이 3채라는 사실을 알고 이부장은 큰 충격을 받는다.


회사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무거워지고 온갖 생각이 들어 자꾸 걸음걸이가 느려진다. 자신보다 연봉도 한참 적을텐데 어떻게 집이 3채일까 싶어 궁금해 미칠 것 같았다.


'집이 부자일꺼야. 부모님이 물려주신거 아냐??'


'빌라 3채 가지고 있는건가?? 아파트는 아니겠지.. 말이 안되잖아?? 아니지.. 종부세 얘기 하는거 보니 빌라가 더 말이 안되는데?'


'저자식 부동산 투기꾼인가?? 그래 지금 투기하다가 죽을 맛이겠지... 3채나 있으니 망했네... 세금이랑 이자 그거 다 어떻게 감당하겠어... 쯧쯧....'


물어보고 싶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답이 나오지 않을지도 모를 두려움에 자신이 없어졌다. 망했다기에는 평소의 윤과장은 늘 밝아보이고 사람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이부장은 그저 온갖 배아픔과 부러움이 섞인듯한 알수없는 감정때문에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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