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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블리스 Oct 25. 2022

잘못된 예감은 틀리지가 않아


"여보세요? 혹시 지금 00아파트 매매가가 어떻게 되나요?"


"안녕하세요^^ 실거주 알아보시는 거라서 예전에도 한번 전화 주셨죠? 지금  초급매가 있는데 그거 보러 오세요.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금액인데 이분이 일시적 1가구 2주택이라 올해 안에 꼭 파셔야 하는 물건이라서 초급매로 내놓으셨어요."


"아 .. 그래요? 얼마인데요? 로얄동 로열층이라서 10억 가까이 가던 물건인데 지금 7억에 완전 초초 초급매에요. 집 상태도 너무 좋고, 없는 게 없어요. 진짜 좋은 기회이신 거예요."


"근데 금리가 계속 오르고 더 떨어질 것 같긴 한데... 혹시 7억 이하에 나오는 거 있으면 연락 주세요." 


"사장님~ 지금 이 물건 이하로 급매가 나올지는 모르겠어요. 예전 같으면 사고 싶어도 못 샀던 물건인데... 이렇게 계속 기다리시는 것보다 한번 보기라도 해보세요. 지금 무주택자가 사기에는 정말 좋은 시기인데..."


"지금 하락할게 뻔한데 그냥 7억 이하 나오면 연락 주세요. 그럼 수고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오랜만에 그동안 지켜봤던 관심 단지 부동산에 전화를 돌려본 이부장.. 지난번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오히려 더 싼 매물이 있는 걸 듣고 순간 기쁜 마음이 들긴 했으나.. 대출을 풀로 받는다 해도 여전히 자신이 가진 현금에 비해 조금 무리이다. 


지난번에 자동차도 사고 하면서 목돈이 많이 나가 더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차라도 안 샀으면 어떻게든 끌어모아 살 수 있는 가능성이라도 있었을 텐데..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긴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 떨어질 확신도 들었고, 부동산 사장님이 자신을 왠지 호구로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기까지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누굴 호구로 보는 거야!? 집값 떨어질 거 모르는 사람이 지금 어딨어? 아주 팔아먹고 싶어서 나한테 기회라느니.. 참나.. !! 내가 저 부동산이랑 거래 하나 봐라~'


점심을 먹고 나서 담배 한 대를 피우려 흡연실을 갔는데 윤과장이 있다. 


"윤과장~"


"아 부장님~ 식사 맛있게 하셨어요?^^"


"윤과장... 저 다름이 아니라 내가 물어볼게 하나 있는데.. "


"네~ 말씀하세요^^"


"저... 혹시 윤과장 집이 있나? 내가 엿들으려고 들은 건 아닌데 지난번에 통화하는 걸 길에서 우연히 듣게 됐는데 윤과장 집이 혹시 3채 맞아?"


"아.. 그러셨구나.. 하하 네 3채 맞아요."


"그래?? 아니 어떻게 젊은 사람이 3채나 샀어? 와~ 윤과장 부자네.. 요즘 금리가 많이 올라서 많이 힘들겠다... 그거 다 어떻게 관리해?"


"아.. 부장님 요즘 정말 금리 많이 올라서 난리인데요.. 사실 저는 다행히 그것과 아무 상관이 없어요.."


"어?? 그게 무슨 말이야??"


"아.. 저는 오래전에 산 거라서요.. 제가 살 때는 강남 같은 곳도 전세 레버리지를 끼면 1억 대에 살 수 있었고, 대출도 70%씩은 기본으로 됐었고, 정말 저금리일 때라서 이자가 1억에 30 정도니 월급에서 그렇게 부담되지 않았어요. 대신 목돈 모으기까지 엄청 아껴 썼죠. 


그리고 이미 제가 산 금액보다 매가가 많이 올랐고, 전세가도 매매한 가격 이상으로 올라줘서 제 돈 들어간 것도 없고, 대출받은 아파트는 예전 저금리일 때 고정으로 받아서 그것도 괜찮고요.^^"


"그럼 지금 집값 엄청 떨어졌는데 괜찮은 거야?


"^^.... 집을 팔지 않을 거니 집값이 떨어지던 오르던 사실 전혀 상관이 없어요. 오히려 오른 전세가만큼 반전세로 받을 수도 있고요. 다만, 역전세가 나서 전세가를 뱉어낼 경우가 문제인데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금리가 너무 오르면서 사람들이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니까 전세가 떨어지면서 전세가를 예상한 것에 비해 더 적게 올려 받는 단점은 있었지요"


".............................................. 아.. 그렇구나...  다행이네... 근데 실거주 집사는 건 조금 더 기다려봐야겠지?"


"이부장님. 실거주 집 예전에 알아보신다고 들었었는데 그때 매수 안 하셨었나요?


제가 사실 회사에서는 부동산 얘기를 잘 안 하는 데다가 부장님이 어려워 더욱 말할 기회가 없었는데요. 그래도 먼저 얘기를 해주시니 제 생각을 얘기해 드릴게요. 


지금 금리가 오르고 전세가가 떨어지면서 매매가가 떨어져서 사람들이 공포에 있긴 하지만, 투자가 아니라 무주택자에서 실거주 집 사시는 거라면 정말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투자라고 해도 더 살수만 있다면 더 사고 싶은 심정이거든요. 하하..  초급매가 단지별로 한두 개는 꼭 있고요, 상승장 때는 구하기도 힘든 로얄동 로열층도 현재 매물로 많아서 골라 살 수 있는 데다가 가격 조정도 아주 잘 되는 상황이라서요.


하락장이라고만 생각하시고 떨어지길 기다리기보다 예상하신 금액에서 살 수 있는 가장 맘에 드는 집을 항상 관심 있게 지켜보세요. 


바닥을 아는 건 어려우니 타이밍이 왔을 때 매수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한 것 같아요. 제가 살 때도 시장 분위기가 최악이긴 했거든요... 집 산다고 말도 못 꺼낼 정도로...


그리고 저는 지금이 언론에서 얘기하는 본격적인 하락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너무너무 좋은 매수 타이밍 시기죠... 아무쪼록 이건 제 의견이니 부장님 자산 상황에 맞게 잘 판단해 보세요^^"


"아... 그래? 고마워.. 암튼 윤과장 대단해.. 참고할게.. 아.. 윤과장 골프 치나? "


"네.. 이부장님 골프 잘 치신다고 소문나셨던데 언제 한번 저도 껴주세요^^"


"그래~ 다음에 사람들하고 같이 한번 나가자고~ 그럼 수고해~"


이부장은 뭔가 뒤통수를 맞아 띵한 기분이다... 나만 세상에 속은 기분이 들고, 스스로의 무지함이 쓰나미처럼 밀려오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이부장은 분명 매일 발전하고 있다 믿었다.  취미생활과 더불어 삶의 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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