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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블리스 Oct 25. 2022

봄날은 간다

아이들의 학원비가 늘어가고 방학마다 무슨 그리 학원들 특강이 많은지... 교육비가 무섭게 나가 이부장의 아내는 한숨이 절로 난다.


아이들 유치원 때 중,고등 선배 엄마들이 애들 어릴때 돈 많이 쓰지 말라고...아껴뒀다가 중,고등학생때 쓰라는 말이 무슨뜻이 었는지 이제야 이해가간다...


이부장의 아내는 저녁에 신랑과 맥주한잔하며 본의아니게 하소연을 한다. 자신의 눈높이가 높아진만큼 돈은 부족하고 자꾸 남편에게 짜증이 는다.


이부장도 아내가 그럴때마다 왜그러는지 내심 모르는건 아니지만 왠지 자존심이 상한다. 처음엔 와이프가 동네 엄마들과 몰려다니며 취미 생활을 하는것에 좋게 생각했다.


늘 자신을 내조하고, 아이들 챙기고, 퇴근할 때 치킨 한마리라도 사가면 한없이 기뻐하던 아내였다. 그렇게 가족밖에 모르던 아내가 동네 엄마들과 즐기니 괜시레 미안함 맘이 들었었다.


그래서 같은 취미인 골프로인해 지출이 많아지는걸 느끼긴 했지만 이해해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었다.


그런데 자꾸 어울리며 즐기기만 하는것이 아니라 미묘하게 은근 비교당하며 스트레스받는 것이 내심 불편해졌고, 자신 또한 자존심 상할일이 많아져 이상하게 대화를 하다보면 마무리가 안좋은 날들이 많아졌다.


그럴때마다 마음의 위안을 얻는 행동은 자신이 사려던 집값을 검색하는 일이었다. 떨어져가는 집값을 확인할때마다 집을 못가진 설움이 씻은듯이 낫는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부동산 상승할때는 분양 받으려고 모아두었던 목돈이 당첨에서 매번 미끌어지고, 이제는 집값이 하락하고 온통 기사에서 폭락한다하니 집살 의욕도 생기지 않았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골프에 눈이떠져서 그 돈으로 취미생활에 탕진하다보니 야금야금 빠져나가고 있었다. 아내에게 좀 아껴쓰라고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지만 몇번이고 참는다.


사실, 이부장은 결혼때부터 타고다닌 승용차가 있는데 좁고, 오래되서 잔고장이 좀 나긴했어도 집을 사려고 아내와 악착같이 차를 바꾸지 않고있었다.


아니, 정확히 얘기하자면 바꾸고 싶었던적이 무수히 많았지만 집살돈을 모아야 한다는 아내의 매번 강력한 반대에 더이상 얘기를 꺼낼수도 없었다. 


그런데 필드에가서 골프채를 실을때 서로 차들이 보이니 남들처럼 좋은 차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졌다. 안그래도 회사에서도 부장이지만 자신보다 한참 어린 신입녀석이 외제차를 끌고 다니는것도 자존심이 상했었다.


그래서 이 기회에 아내에게 너무 오래되서 잔고장으로 돈이 계속들고 가족들 안전이 위협 당한다는점을 핑계로 차까지 보다보니 딱히 아내에게 큰소리치지 못하는 입장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옛날 같으면 아내가 불같이 화를 냈을텐데 이번엔 왠일로 딱히 크게 반대하지 않는 것 같아 맘바뀌기전에 냉큼 사려던차다.


그런데 보다보니 금액에 맞춰 사려던 차보다 자꾸 금액이 오버된다. 이왕사는거 후회없이 조금 더 높은cc ...남들눈에 조금 더 좋아보이는 브랜드...좀 더 좋은 옵션등 레벨이 점점 올라가고있다.


그래도 멋진 외제차끌고 골프장에 가는 상상만 하면 설레기도하고, 와이프 기도 살려주고 싶고 "나 이렇게 능력있는 남편이야!!" 하고 싶은 행복한 고민이 든다. 


'그래.. 행복이 뭐 별거야? 지금 가족이 즐겁고 행복하면 된거지.. 돈은 또 모으면되. 그리고 이제 부동산도 본격적으로 폭락이 시작될텐데 예전 금액으로 충분히 살수있어.


두고봐! 내 생각이 맞았다는거 보여주겠어~ 집한채 꼴랑 올랐다고 나댄 인간들!! 보란듯이 나는 반값에 사서 콧대를 확 낮춰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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