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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구루 Jan 15. 2024

그냥.. 원래 행복하지 못한 사람도 있어.

영화 <레이디 버드>

[미숙한 아이, 레이디 버드]

 레이디 버드에겐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가 싫다. 자신의 이름도 싫다. 하지만 집이든, 이름이든, 운전이든, 학교든. 모든 걸 그녀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 그런 삶을 살고 있는 레이디 버드는 권태를 느끼며 어떻게든 그 지루함을 벗어나려고 노력한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발버둥은, '크리스틴'이 아니라 '레이디 버드'로 불리는 것, 엉뚱한 포스터로 선거에 나가는 것뿐이다.

 어쩌다가 참여하게 된 연극 동아리. 하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꾸미고 싶은 레이디 버드는 나름의 욕심이 생겨 드레스까지 입고 오디션을 봤지만 좌절하게 된다. 주인공이 아닌, 그저 그런 1인을 맡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레이디 버드는 연극에 흥미를 잃었다.

 그녀는 마치 어린아이와 같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내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 남이 정해주는 것에 불만이 많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지 못한다. 그리고 표면적인 것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자라면서 변하는 인간관계, 사회, 상황을 겪고 울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면서 점점 상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배려하는 모습까지 보이게 된다.


[사춘기 소녀, 레이디 버드]

 남자와 성에 관해 관심이 많은 레이디 버드. 아무것도 모르는 만큼 더더욱 당당하고 거침없이 행동한다. 관심이 생기면 바로 표현하고 감정을 드러내 연애하게 된다. 동성애자 대니를 만나 상처받지만, 금방 다른 남자에게 관심을 두는 모습은 풋풋한 성격을 잘 드러냈다.

 거침없지만 아직 많은 것이 서툰 그녀는 남자에 빠져 있다가 실수하게 된다. 인간관계는 꾸준히 진심으로 노력해야 끊기지 않는다는 것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카일과 가까워지고 싶은 레이디 버드는 카일 무리의 제니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그리고 자신이 사는 집이 창피하다는 어리숙한 생각으로, 제니에게 거짓말을 하게 된다. 카일과 제니에게 집중하는 사이, 레이디 버드는 진정한 친구 줄리를 터부시 한다.

 결국 모든 일의 책임은 본인이 지게 되는 법. 거짓말은 탄로 나고, 친구와 멀어진 레이디 버드. 설상가상 동네를 떠나고 싶어 하는 그녀의 소망도 이뤄지지 못한다. 


[성장하는 아이, 레이디 버드]

 다양한 관계에서 레이디 버드는 많은 시련을 겪었다. 그리고 그녀는 엄마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 관계의 소중함, 남자친구는 '남자친구'를 목적으로 사귀면 안 된다는 것, 거짓말은 되돌아온다는 것 등 많은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그녀는 한 걸음 더 성장한다. 대니의 공포를 이해하고 줄리에게 정식으로 사과하며, 엄마에게도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속마음]

레이디 버드 -> 엄마

- 엄마는 나의 모든 것을 못마땅하게 봐. 날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나를 좋아하는 건 맞을까? 엄마는 나에게 기대하는 건 하나도 없어. 난 그냥 이 집안에서, 이 동네에서 벗어나가고 싶어. 내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나? 맨날 우린 부자들과는 다르다고 하기나 하고!! 흥, 두고 봐, 난 나가서 성공할 거야. 

    => (불만, 짜증, 우울, 속상, 의심)

- 뉴욕에 있는 대학 합격한 거... 엄마한테 말했어야 했는데... 어떡하지... 나랑 말을 안 해... 이대로 계속 말을 못 하는 건 아니겠지? 불안해.. 엄마가 너무 무서워. 엄마 제발 한마디만 해줘... / 진짜.. 나 이제 비행기 타는데 아직도 화가 안 풀렸다니... 

    => (공포, 미안함, 초조함)

- 엄마한테 말해주고 싶은 게 있어. 나 이제 내가 놓치고 있었던 걸 알겠어! 엄마는 날 좋아하지 않은 게 아니야. 날 엄마의 방식으로 사랑해주고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았어! 엄마... 고마워요 

    => (기쁨, 고마움, 안도)


레이디 버드 -> 대니

- 남자친구를 만들고 싶은데, 쟤는 연극에서 주인공도 하고 되게 착한 것 같네? 저런 애가 남자친구가 되면 되게 좋겠다 / 얘가 내 남자친구라니! 너무 행복해!! / 난 이제 마음의 준비도 다 됐는데 날 배려해서 관계를 안 하다니 이런 애가 남자친구라니 하... 미쳤다 

    => (기쁨, 만족, 짜릿함, 좋아함)

- 동성애자라고? 그럼 그동안 나랑 관계를 하지 않은 게 그런 이유였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난 대니를 믿었는데... 그리고 좋아했는데!! 배신당했어... / 난 너랑 할 말 없어. 넌 날 속였잖아 

    => (슬픔, 부정, 회피, 상실감, 비참함, 분노)

- 대니가 많이 무서웠구나.. 많이 힘들었겠다... 내가 헤어지고 나서 아무 말이 없어서 걱정했겠구나.. 

    => (연민, 걱정, 안쓰러움)


레이디 버드 -> 레이디 버드

- 다 마음에 안 들어. 내 이름도 촌스럽고 사는 곳도 싫어. 난 이런 곳에서 살만한 애가 아니야. 넓고 깨끗하고 자유로운 도시에 가서 살고 싶어. 내 이름? 내 건데 왜 내가 정할 수 없는 거야? 난 내 이름을 내가 정할 거야. 레이디 버드로. 

    => (불만, 지겨움, 답답함, 심술, 열등감)

- 남자친구도 친구도, 가족도 잃을 것 같아. 어떻게 해야 하지... 너무 혼란스러워... 내가 하는 행동이 문제가 있는 걸까? 

    => (혼란스러움, 불안)

- 레이디 버드라는 이름을 쓰지 않아도 돼. 내가 레이디 버드가 아니라 크리스틴이어도 이제 날 잃지 않아 

    => (안정, 평안, 여유)


[오늘의 질문]

레이디 버드와 같은 시절이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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