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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읽고걷는 최선화 Jan 30. 2023

코끝으로 먼저 만나는 봄 - 히아신스

식물의 재발견 ㅡ 식물일기

23. 1. 30. 월

날씨 : 지난주에는 오지 않을 것 같던 봄이 다시 오고 있을 듯합니다.


아침에 교습소 문을 여니 꽃향기가  나를 맞습니다. 식물을 만나는 감각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시각으로 만나고 후각으로 만나게 됩니다. 청각, 촉각, 미각은 의도해야 가능한 식물 만나기 방법입니다.


한창 피고 있는 수경 히아신스 하나를 사무실에 들였습니다. 꽃이 3/4 정도 피어있는데 이 정도면 가정집에서 일주일에서 열흘정도 꽃과 향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정집보다 기온이 5도 이상 낮은 교습소는 더 오랫동안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느 해인가 꽃이 피는데 두 달이 걸린 적도 있습니다.  2주면 만개할 꽃인데 말입니다. 여러 상황으로 춥게 지내면서 겨울에는 꽃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히아신스나 프리지어처럼 색감이 선명한 꽃을 데려다 둡니다.


겨울에 색감이 선명한 꽃을 선호하는 이유는 교습소를 들어올 때 맡아지는 향기가 머무는 동안은 잘 맡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분홍이나 진노랑 같은 진한 색감은 레오 리오니의 그림책 <프레드릭>에서 프레드릭이 들려주던 색깔이야기처럼 따뜻함을 전합니다.


난방대란으로 연초부터 시끄럽습니다. 조금 춥게 지내야겠다고 생각하며 온도를 내리다 보면 마음이 먼저 시려옵니다. 그럴 때 히아신스 하나 들여놔 보세요. 물만 있으면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지 않은 수경 히아신스나, 조금 더디게 피고 관리가 필요하지만 내년에 한 번 더 꽃을 볼 수 있는 흙에 심긴 히아신스도 좋습니다.


방의 온도는 올릴 수 없지만 마음의 온도를  올릴 수 있답니다. 마음이 시리다는 벗에게 선물하셔도 좋아요. 향기를 맡을 때마다 꽃을 선물한 고마운 벗을 생각할 겁니다. 누군가가 나를 기억해 주는 것은 감사하고 행복한 일입니다.


수경 히아신스 / 흙에 심긴 히아신스

어떤 색의 꽃이 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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