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읽고걷는 최선화 Jan 31. 2023

나무의 끝을 보는 일 – 이팝나무 가지 끝

식물의 재발견 ㅡ 식물일기

23. 1. 31.(화) 날씨 : 바깥보다 실내가 춥게 느껴지는 날


아침 운동으로 7시 30분경 공원을 달렸습니다. 해가 떠오르느라 하늘은 군데군데 노을이 져 있었어요. 공원을 한 바퀴 달리고 코너를 돌다 쳐다본 이팝나무 가지에 아침노을이 걸려 있었습니다.


상록수를 제외한 겨울나무는 잎 없이 민낯의 가지로 겨울을 납니다. 나무의 가지를 관찰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 겨울이라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나무를 관찰하려고 시작하는 데 어떤 계절이 좋을까요? 하고 묻는다면 저는 “겨울요! 단연코 겨울입니다!!”하고 말하고 싶어요.


식물 관찰 초창기에는 봄이었습니다. 겨울을 지나고 새순이 돋고 꽃봉오리들을 보여주는 봄이 오면 제 마음도 연둣빛이고 노랑이고 분홍이었지요. 그런데 식물 관찰 시간이 쌓이면서 나무를 관찰하기 좋은 계절은 겨울이 되었습니다.


이팝나무의 절정은 4월에서 5월 사이입니다. 이때가 되면 이팝이란 이름에 걸맞은 하얀 꽃들이 가지마다 가득 피워납니다. 그 계절을 위해서 이팝나무 가지 끝에서는 찬바람을 이기며 겨울눈이 자라납니다.


고개를 들어 잠시 주변의 나무 끝을 한 번 쳐다보세요. 그럼 그 나무가 건 마법에 빠집니다. 매일 보던 나무인데 그 순간부터 그 나무가 달라 보입니다. 하늘색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나무의 끝을 보며 곧 다가올 봄을 기다려 보세요.

아침 노을이 걸린 이팝나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지요.

이팝나무 가지 끝

4~5월의 이팝나무..

작가의 이전글 코끝으로 먼저 만나는 봄 - 히아신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