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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홍 Jul 08. 2024

시어머니의 촌스러운 가정식 <생선구이 정식>


족들 모두 바쁜 7월,

오랜만에 시댁을 찾았습니다.


어제 형님 내외와 당일치기 여행을 하고  오신 어머님의 안색이 환합니다.

태국여행 다녀온 손녀가 선물로 많이 사 온다는 '코끼리 바지'를 드리자 당장 입어보시네요. 바닥에 끌리진 않지만 사이즈가 큰 바지를 입고도 싱글벙글하십니다. 동네 할머니들에게 자랑할 거리가 생기셨으니까요.


어른들은 비싸고 싸고를 떠나 자식이나 손자, 손녀가 자신을 위해 선물 사 온 것 자체를 좋아하시더라고요.

친구들과 은근 경쟁하시는 걸 알기에 아이에게 팁을 주길 잘한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먹는 어머님표 된장찌개와 생선구이, 김치의 조합은 '말해 모해'지요.

짭조름한 생선살과 된장국물이 잘 배인 뜨거운 두부가 입안에서 춤을 춥니다. 아삭한 김치로 입안의 기름과 열을 매콤하게 진정시켜 보는데요.


밥상의 음식들을 가만히 보니 생선은 어머니의 형제분이 갖다 주신 거고, 김치는 사위가, 진미채 반찬은 또 다른 며느리가 가져온 거네요.


새삼 돈 많은 사람들보다 어머님이 진짜 부자로 보입니다.

만큼 어머님이 다른 사람들을 챙겨 왔다는 뜻이니까요.


혼자 식사하시는 쓸쓸한 노인분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저도  '고독정식'만 먹는 할머니가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주말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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