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거면 같이 자던가
조용한 밤. 침대에 누워 포근한 이불을 포옥 덮고, 두 눈을 꼭 감으면 세상 가장 안락하고 행복한 기분에 휩싸이고 구름에 떠있는 듯 몽롱한 수면에 취해 잠에 빠져들려는 순간, 어김없이 나타나는 우리 집 빌런의 등장.
별이는 엄마 바라기인지라 엄마랑 잠을 잔다. 섭섭하지만 방에 들어가 홀로 잠을 청하는 외로운 나. 방문을 닫으면 긁으면서 더 집착하는 별이라 방문을 조금은 열어놓고 잠을 자는데 종종 별이가 세차게 박차고 들어와 나를 한번 쓱 쳐다보고는 그냥 '획' 돌아 그냥 가버리곤 한다. 같이 자려고 온건가 싶어 물어봐도 그냥 돌아서 나가버리니 묘한 마음의 상처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같이 자주지 않은 것에 대한 서운한 마음이 든 내 속 좁은 생각일 뿐.
아마도 별이라면 방에 들어간 누나가 뭐하는지 궁금한 마음과 왜 나오지 않는지 걱정되는 마음에 안전을 확인하려 들어오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자려고 누워있는 모습을 물끄러미 확인하고 나서는 잘 있구나 하는 확신에 더 이상 들어와 확인하지 않는 것을 보면 말이다. '잘 자고 내일 보자'는 굿나잇 인사와 함께 안전한 누나를 확인하고 별이도 마음을 놓고 휴식을 취하는 게 아닌가 하는 기특한 생각을 해본다. 오늘 밤도 별이의 굿나잇 인사와 함께 더 행복한 꿀잠을 청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