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이란 개인의 가치나 인격을 외면하고, 인종, 성별, 계층 등 겉으로 드러난 요소에 따라 사람을 다르게 대하는 것을 뜻한다. 여러 기준에서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며, 많은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편견과 배제를 설정하는 기준이 있다. 차별의 역차별이라는 말도 생기며, 차별을 나타내는 예시들은 종류와 의미들도 다양하게 생활에서 존재한다.
1960년대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에 있는 잭슨 도시는 뿌리 깊은 인종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캐서린 스톡켓(Kathryn Stockett)의 동명소설의 원작인 영화 <헬프 (The Help)>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가정부들은 백인 가정에서 열심히 일하지만, 많은 차별을 겪는다. 집안일을 하면서도 가정내 백인과 분리되어 생활하며, 같은 공간에서 식사도 금지되었으며, 백인이 이용하는 공간을 이용해서도 안된다. 그들은 인간적으로 기본적인 존엄을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견뎌내며 살아간다. 인종차별과 경제적 억압은 그들의 현실을 더욱 메마르게 한다.
미시시피 잭슨에서 미니 잭슨(Minerva "Minny" Jackson)은 훌륭한 요리 솜씨를 발휘하며 일한다. 그러나, 어느 날 토네이도 속에서, 집 밖에 위치한 화장실 대신 집안에서 화장실을 이용하려던 것 때문에 집주인 힐리 홀브룩에 해고당하는 일을 겪는다. 더욱이, 좋지 않은 소문을 만들어 미니는 일하지 못하게 된다. 에이블린 클라크(Aibileen Clark)역시 정성을 다해 가정부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인간적인 대우도 받지 못하는 처지에 있다.
<그린북 (Green Book)>에서 1962년, 미국의 돈 셜리(Don Shirley, Donald Walbridge Shirley)는 천재적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피아니스트이며, 교육받고, 탁월한 예술적 재능을 가지며, 교양이 넘치는 우아한 태도가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인물이다. 그는 8주 동안 남부 지역 등을 순회하는 콘서트 투어를 위해 운전기사를 모집한다. 운전기사의 역할 뿐만 아니라, 시대적 차별에 대한 문제 해결 능력이 탁월한 개인비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토니 발레롱가(Tony Lip, Frank Anthony Vallelonga)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여러 일들을 경험해왔기에 적임자로 발탁된다. 토니는 흑인 여행자들을 위해 출입 가능한 숙박 시설, 음식점을 지역별로 모아놓은 책인 “그린 북”과 함께 돈과 베이시스트 올레그, 첼리스트 조지와 함께 공연 투어를 시작한다.
<헬프>에서 유제니아 “스키터” 필란(Eugenia "Skeeter" Phelan)의 용기있는 행보는 시대정신을 넘는다. 그녀는 에이블린, 미니와 함께 열린 마음으로 변화의 물결을 그려낸다. 차별과 불만을 언급하는 것도 금지된 시대에 이들이 조심스럽게 내보이는 용기의 힘은 거대하다.
유제니아는 엘리자베스 리포트와 힐리 홀브룩의 친구이나 작가 지망생이며, 지역 신문에서 가사분야의 칼럼을 쓰는 일을 시작한다. 도시 내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과 가정부들이 겪는 비인격적인 일들을 목격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모든 사람들이 알수 있도록 알리려하며, 에이들린과 미니와 교류한다. 더욱 많은 가정부들이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많은 이야기들이 모이며, 그들은 책을 출판할 수 있게 된다. 유제니아, 애이블린, 미니는 인종, 세대를 뛰어넘어 진심어린 우정을 발전시키며, 간절하게 용기내어 그들만의 목소리를 알린다.
<더 헬프>는 익명으로 출판되며 잭슨의 모든 사람들은 그들의 생활을 읽게 된다. 유제니아는 인세를 가정부들과 분배한다. 사회적 지위와 인종적 배경이 다르지만 스키터, 애이블린, 미니와 주변의 사람들이 함께 차별적인 사회 구조를 바로 세우려는 과정을 통해, 개인과 사회에 진정한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린북>에서 돈과 토니의 미국 남부 연주 투어는 차가운 편견과 차별의 장벽을 가로지르는 여정이며, 상반된 두 사람은 내면의 벽을 허물며 자신이 가진 빛과 그림자를 마주하는 시간이 된다. 음악과 길 위에서 피어난 이들의 우정은, 차별의 어둠 속에서 인류애와 변화를 그려낸다.
토니는 인종차별에 대해 완전히 거리가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집에서 흑인 수리공들이 일을 마치고 이용한 음료수 컵을 그대로 휴지통에 버리는 것은 당시 흑인에 대한 차별의식이 뿌리 깊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하지만, 돈에 대한 사회의 차별이 일어나는 상황들을 대하며 변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공연 여정에서 끊임없이 직면하는 차별의 벽 앞에서도, 돈은 꺾이지 않는 자존감을 지키며 고요하게 맞선다. 그는 바에서 백인 불량배들에게 모욕을 당하며, 고급 양장점에서 흑인은 정장을 입어볼 수 없다는 일을 경험하며, 피아니스트의 신분이지만 대저택의 실내화장실 대신 바깥에 있는 임시 화장실을 쓰라는 요구를 받는다. 이런 차별에 대해 돈은 자신의 감정을 깊이 절제하면서도 원칙적으로 대응하며 절도 있는 생활방식으로 대처한다.
돈이 편견의 장벽 앞에서 맞서야 할 때, 토니는 거칠지만 단단한 방패처럼 그의 곁에서 문제를 해결한다. 화려한 언변과 강력한 의지로 상황을 빠르게 헤쳐나가는 토니는 돈을 위해 사회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통해 점차 돈을 이해하게 되며 진정한 연대감이 만들어진다. 토니는 관리 소홀로 휴지통이 되어 있는 낡은 피아노를 공연 전에 담당자를 자신의 스타일로 압박하며 결국 스타인웨이 피아노로 교체되며, 돈은 스타인웨이 피아노로 공연하게 된다.
왜 이토록 험난한 남부 연주 공연이라는 모험을 하려 했는지에 대해 알게 되는 대목은 삶에 대한 돈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돈은 인종차별이 극심한 남부에서 자신의 존재와 예술을 대중들에게 전달하면서 변화를 만들어 보려는 강한 의지로 연주 공연을 계획한 것이다. 그는 자신이 처한 특권적 지위와 재능을 발휘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흑인 예술가의 가치를 알리며, 백인 사회 속에서 깊이 자리잡은 고정된 편견을 깨뜨리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돈의 연주 공연은 예술가로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고, 자신이 속한 사회구조와 연결되며 변화의 물결을 만드는 것이다.
에이블린과 미니는 그들이 직면하는 공평하지못한 사회구조안에서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스스로 구축할 줄 아는 인물들이다.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 해서 타인에게 의존하거나 나약한 모습으로 자신에 대한 책임감을 도외시하지 않는 다. 유제니아가 뉴욕에서 받은 이직 제안을 망설일 때, 거침없이 수락하라며 용기를 북돋는 일화는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편견, 차별과 억압속에서 인격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는 가운데, 에이블린이 자신이 돌보던 백인 아이 메이에게 보이는 애정은 직업적인 책임에서 나오는 행동을 넘어 인간성을 바탕으로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며 지켜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차별의 시스템이 작동하지만, 그런 굴레에 익숙해지지 않으며 극복해내는 강인한 인간정신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수동적인 태도를 지닌 엘리자베스에 의해 해고된 에이블린이 시대의 편견에 강력하게 맞서며 자신의 길을 향해 나아가며 만드는 진정한 변화는 삶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수반되는 것이다.
돈과 토니의 미국 남부 연주 공연 화합의 여정이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배경과 성격 차이를 극복하며 진정한 우정을 쌓아가며, 인종 차별이 극심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성장하는 시간을 경험한다. 그들은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면서도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습은 서로의 문화적 경계를 넘어서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차량으로 이동하며 켄터키 치킨의 진정한 풍미를 권하는 토니로부터 마지못해 받았다 치킨에 반하며, 토니의 문화를 받아들이며 돈은 마음의 문을 연다.
돈은 아내에게 편지를 쓰는 토니를 보며, 이런 저런 표현으로 유도하며 감정이 담긴 편지를 쓰도록 도와주면서 그가 보다 나은 자기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보다 시적인 표현으로 알려주는 대목에서 평원(plain)을 비행기(plane)으로 알아들으며, 진행되는 돈과 토니의 대화 내용은 환한 웃음을 만들어낸다. 크리스마스 이브, 토니는 가족과 함께 하는 저녁 식사에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이 초대를 받아들여 토니를 방문하면서, 돈과 토니는 인종과 문화의 경계를 극복해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돈과 토니가 서로의 언어와 방식을 존중하며 발전해 나가는 모습은 서로의 문화적 경계를 넘어서 연결되는 과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무거운 주제를 때로는 위트와 유머 안에서 발현되게 하는 형식으로 진정한 인간관계의 가치를 멋지게 전해준다.
돈과 토니, 유제니아, 애이블린, 미니는 그렇게 그들만의 방식을 통해 변혁의 시간을 전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