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님의 <담론> 중에서
머리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 좋은 것이 손 좋은 것만 못하고, 손 좋은 것이 발 좋은 것만 못한 법입니다. 관찰보다는 애정이, 애정보다는 실천적 연대가, 실천적 연대보다는 입장의 동일함이 더욱 중요합니다. 입장의 동일함 그것은 관계의 최고 형태입니다. (중략) 관계의 최고 형태는 입장의 동일함을 훨씬 뛰어넘는 곳에 있습니다. 서로를 따뜻하게 해 주는 관계, 깨닫게 해 주고 키워주는 관계가 최고의 관계입니다.
- 신영복 저 <담론> 중에서 -
고 김수환 추기경님은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70년이 걸렸다고 말씀하셨다. 그만큼 가슴으로 하는 진정한 사랑이 쉽지 않다는 말씀 이리라.
호주에 온 지 일 년 반 정도가 지났을 때의 일이다. 다니던 회사의 경제적 상황이 갑자기 안 좋아졌다. 그 때문에 내가 담당하던 부서가 다른 부서와 통합이 되면서 나는 정리해고를 당하게 되었다. 다른 직장을 알아봤지만 인터뷰를 보기조차도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새벽 4시 반부터 6시까지 쇼핑센터를 청소하는 일을 구했다. 머리로는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새벽에 눈 비비고 일어나서 청소를 하고 나서야 가슴으로 그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
신영복 님의 관찰, 애정, 실천적 연대, 입장의 동일함에 대한 글을 읽으니, 유시민 님의 "사랑과 연대"에 대한 글이 떠올랐다. "일과 놀이가 인생의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사랑과 연대라고 나는 믿는다." "연대란 동일한 가치관과 목표를 가진 누군가와 손잡는 것이다."
신영복 님이 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는 결혼을 앞둔 어떤 여인이 결혼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친구에게 얘기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그 사람과 함께 하면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야." 이 이야기는 관계의 최고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서로를 따뜻하게 해 주고, 깨닫고 해 주고 성장시켜 주는 관계가 관계 중의 최고 형태인 것이다.
나는 오늘 누구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고, 누구를 성장하도록 도와야 할까.
나의 실천
-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을 건넨다
- 남의 성장을 돕는다
- 코로나 사태로 인해 극심한 어려움에 처해있는 사람들을 돕는다 (특히 제3세계 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