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에 대한 서사시
그 언니는, 그렇지 않아도 향수병을 피해갈 수 없는 길고 긴 영국의 겨울에 Lock Down까지 얹힌 넉달이 끝났다며, 아이들의 하프텀 방학을 이용해 콘월에 갔다했다.
늘 그렇듯 선물 사진을 척! 투척받았다.
아.. 콘월..콘월.. 내게도 뭔가 연관고리가 있는데....
영국을 스쳐간 많은 사람들이 꼭 빼놓지 않고 찍는 지점 중 하나가 콘월이다. 마치 스코틀랜드는 에딘버러라면, 웨일즈 지방은 콘월이라는 듯.
안타깝게도 잉글랜드를 못벗어나본 생활인에게 콘월하면,, ‘뭔가,, 희미하게 떠오르는데..떠오르는데.. 앗차! 치즈 껍데기였구나.’ 문자 회피증이라고 해야할지..뭐든 잘 안 읽어서 웬만하면 상품이름을 선명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자에게 콘월로 각인된 것은 치즈였다.
촌스러워보일 지 몰라도 난 각종 치즈가 싫다. 특히 Goat cheese는 그 누릿한 염소젖 냄새가 역해서 당장 Threw up이다. 차라리 발꼬린내가 낫다.
그래서 유럽의 많은 호텔 조식에 색색깔 나오는 치즈 코너는 프리패스다. 치즈를 빼고나면 남는 게 별로 없어보인다.
그런 나에게도 사재기할 치즈가 생겼으니, 콘월의 David Stow 치즈이다. 스스로 못찾으면 웬만해선 그냥 포기하고 마는 마트에서, 이름도 기억 못한 채 직원에게 “이게 크리스피하고 24개월 숙성된 치즈인데”해가며 찾아 사오던 치즈...
12, 18, 24.. 아.. 아직 못먹어본 36개월 숙성치즈... 개월 수가 늘어날 수록 맛이 좋았으니 36개월은 먹어보나마다 최고겠지.
외롭고 심난하던 런던의 밤, 싸구려 와인과 크래커, 그 위에 파샥파샥 고소하게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혀를 착 감아돌던 네가 얹혀져있었더랬지.
그래도 살은 지금 더 쪘구나. 코로나..코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