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방기, 런던 구청에서는 명함도 청내에서 직접 만드는군요
한국에서는 부서를 옮기면 당연하다는 듯 필요도 없는 새 명함을 파주었다. 그래서 당연하게 여기기도 했고, 앞으로 한인들과 일을 하거나, 대사관 등등과 미팅을 할 때 필요할 것 같아서 명함을 주느냐고 물었는데, 일반적으로 굳이 명함을 파지 않는 것 같았다. 레슬리의 놀란 눈을 보면 말이다.
필요하면 이렇게 해보라며 명함을 파는 일련의 방법을 알려주며 명함 양식 파일을 보내주었다.
직접 제작해서 종이 두께를 지정해서
프린트 해야할 줄야.
구청의 컴퓨터 시스템은 크롬북으로 구글베이스의 프로그램들을 쓰고 있었다. 레슬리가 준 파일은 시스템이 바뀌기 전에 제작했던 것이라 MS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파일이었다. 편집이 구글 내에서 용의하게 되지 않아서, 가상 윈도우를 실행시키고 그 파일을 옮기고 인적사항을 수정해서 pdf와 그림파일로 각각 저장해서 다시 구글로 돌아왔다. 크롬북은 아직 그렇게 보편적이지 않은 상태인 게 확실하다.
한국을 좋아했던 시의원 케빈이 Welcoming party에서 한쪽면은 한글명함이라며 자랑하며 명함을 주던 게 생각이 나서 한쪽 면은 한글로 제작!
명함 커팅 상태 말그대로 참 엣지없네. 영국답다 ㅎㅎ인사를 나눌 때 자랑하며 명함을 준 게 생각나서 한쪽 면은 한글로 제작! Growth라는 추상적이고도 포괄적인 부서명을 한글로 어떻게 바꿀까 정말 고심을 많이했다. 번역은 제2의 창작이라더니 여기서 쓰이는 Growth라는 단어를 부족하지도 왜곡하지도 않고, 한국에서 현재 쓰이고 있는 용어로 바꾼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았다. 그냥 “성장과”라고 쓰면 무슨 키성장을 위한 전문소아과같지 않은가.
융합성장과? 新성장과?
이 부서 업무가 도시재생, 경제성장, 스마트시티 등등 온갖 것이 삼선짬뽕같이 들어있는데 어쨌거나 성장을 추구한다는 걸 떠올리며 부족하나마 ‘포괄성장과’로 하기로 했다.
며칠 뒤. 프린트실로 인쇄 의뢰를 하고 며칠 뒤 인쇄가 완료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설레는 마음으로 찾으러 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