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교사(反面敎師)는 따르거나 되풀이해서는 안 될 나쁜 본보기를 일컫는 말이다. 공자는, '무례한 사람의 행위는 내 행실을 바로 잡게 해주는 스승'이라고 했다. 이처럼 부정적 견해를 가지게 하는 집단 혹은 행위를 보고 '저렇게 하지는 말아야지' 생각하며 우리는 ‘반면교사’를 떠올린다. 우리는 자신의 과거 실패를 교훈삼을 수도, 타인의 실수를 교훈 삼을 수도 있다.
주변 상황에 대해(근무, 수술 상황, 인력 배정, 밥 교대 시 간 등 우리가 마주하는 거의 모든 상황) 불평불만이 굉장히 많은 선생님이 있다.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에 빗대어 이에 굽혀 맞춰주지 않으면, 무엇을 해도 불만이다. 잘 배려해주어도 티도 안 나고, 조금이라도 의미나 의도가 어긋난다고 느끼면 말씨 하나 트집 잡아 화를 낸다. 심지어 그것을 스스로 삭이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을 붙잡고 뒷담화를 앞담화로 계속 반복하는 사람이다. 본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본인 입으로 만나는 사람마다 수십 번은 더 말하고 다녀서 강제 청취해야 한다.
직장 생활하면서 처음 만나 본 성격이었다.
'나는 진짜 힘들고 답답할 때는 말할 힘도 없던데... 사람이 이렇게 화를 풀 수도 있는 건가? 이게 재미있는 화제거리라고 생각하는 건가, 이 뒷담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진심으로 믿는건가?'
작은 일도 큰 일로 만드는 사람이라는 걸 안다. 듣고 있다가, 공감도 해주다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스스로 그 의미를 과장하여 받아들이는 부분이 있으시길래 조심스레 말씀드렸다.
"이런 상황이나 오해가 있지는 않았을까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그 선생님은 다른 입장으로 배려해준 게 아닐까요?"
전혀 소용없었다. 선생님은 말은 들어주지만 끝끝내 같이 욕을 해주지 않는 내가 재미없었을 것이다. 내가 사람 볼 줄 모르고 너무 긍정적으로만 바라본다 하신다. 하지만 아무리 윗사람 눈치를 본다고 해도 내 고집이 있는 터라, 공감은 해줄지언정 내가 잘 모르는 사정에 대해 뒷담을 하지는 않는다. 한 사람 말만 믿고 누가 진실을 알랴? 내가 진실을 알 수도, 알 필요도 없다.
선생님의 일에 대한 나름의 책임감, 소신은 이해하고 인정한다. 긴 세월 근무하며 수술실 간호사로서 겪어 오셨을 고충과 설움, 오래 사람을 보면서 쌓아왔을 자신의 판단 근거, 고연차이기에 겪는 특수 상황들, 오래 지속된 정신적 체력적 소진, 기질적이고 환경적인 상황들을 나는 결코 온전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아랫연차에게 먼저 친근감있게 다가가시려는 점, 이름과 개인사를 잘 외우시는 점 등은 대단하다고 생각해 나도 본받고자 한다. 내게 언제나 여러 방면에서 큰 가르침을 주는 사람이다. 남을 비난하기 전에 항상 자신을 먼저 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마음이 어지러울 때 자주 내게 반면교사가 되어주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