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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육아휴직을 쓰게 되었습니다
02화
흩날리는 파편들 속에서
갑자기 육아휴직을 쓰게 되었습니다.-22
by
남유복
May 10. 2024
24.05.08 수요일
"팍!" 분유포트가 박살이 났다.
분유포트를 세척하기 위해 싱크대로 가져오는 도중 그만 손에서 미끄러져 버렸다.
떨어지는 분유포트를 살리기 위해.,.. 순간 내 발등을 가져다 대었지만, 분유포트는 물론 내 발등까지 깨지게 되었다.
아...
부엌에서 "으휴 으휴" 거리고 있으니깐, 거실에서 누워 있던 따복이도 "으휴 으휴" 옹알이로 따라 한다.
정말 스펀지 같은 습득력이다. 앞으로 따복이가
들을 수 있는 곳에서는 긍정적인 말만 해야겠다.
이른 시간에 먼가 "팍!" 하는 소리가 난 후에
, "으휴 으휴" 소리가 들리니깐, 자고 있던 아내가 방문을 열고 나왔다.
아... 불길한 예감... 오늘도 등짝 스매싱으로 시작하려나...
경직된 표정으로 아내를 바라보고 있는데...
"당신 어디 안 다쳤어!? 괜찮아!?"라고 하면서
놀란 표정으로 부엌으로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그 말에
찐한 감동을 먹게 되었다. "오... 여보... 정말 감동적이야..."
그러자 아내는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뭐가 감동적이야." "이따 당근으로 분유포트 새로 하나 다시 사 와야겠네."라고 툭 던지 듯 말을 했다.
정말 멋있었다...
"여보!
" "
오지 마!" "파편 때문에 다쳐!" "내가 할게!" "청소기만 거실에서 좀 가져다줘."
그렇게 난
흐뭇함을 느끼며
파편들을 치웠다.
정오쯤 되어 외출했던 아내가 들어오더니, 우와... 정말 분유포트를 새로 하나 구해왔다.
"(툭 : 분유포트 내려놓는 소리) 이거 잘 되는지 한 번 써보고 말해줘."
진짜... 사고
수습은 행복이가 다하는 거 같다...
"우리 외부무 장관 최고!"
행복이가 당근으로 구해 온 새 분유포트
한편
마음속 한 구석에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떠나지 않고 있었는데, 새로 구해 온 분유포트를 보자 그게 먼지 깨닫게 되었다.
'아... 사고 치면 용돈에서 감하기로 저번에 그렇게 얘기되었던 것 같은데...?' '안돼...!'
그래서 분유포트 값이 용돈에서 까일까 봐, 일부러 깨진 발등을 보여주면서 동정심 유발 작전에 돌입했다. "아... 아까 분유포트 떨어질 때, 가져다 댔더니 아프네..."
아내는 내 발등을 유심히 보더니, "에휴... 다음엔 뭐 떨어지는 거 있으면 그냥 피해버려..."라고 하면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작전이 먹힌 것 같았다!
그리고 그날의
금기어
는 용돈으로 정해졌다. '용돈의 '용'자도 절대 꺼내면 안 된다!
'
평소 따복이가 토끼띠냐(아내 주장) 용띠냐(내 주장) 논쟁하는 것도 오늘 만큼은 절대 안
되겠다.
용돈이 까이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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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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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검은 조직의 음모
02
흩날리는 파편들 속에서
03
미션 파써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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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마마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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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육아휴직을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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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복귀 후,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가정과 직장에서 일어나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글 발행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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