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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담배냄새_1편

갑자기 육아휴직을 쓰게 되었습니다.-25

by 남유복

24.05.11 (토) 오전


화장실로 들어갔던 행복이가 얼굴을 찡그리면서 다시 나왔다.


"아... 여보!"

"안방 화장실에서 또 담배냄새 나...!(ㅠ.ㅠ)"


"잉? 아직도 담배냄새가 나?!"

"관리사무소에서 흡연피해 문구 1층에 붙여 놓았던데..."


"애가 있어서 단체 소독도 안 받고 있는 마당에, 담배냄새가 웬 말이야 정말..."


안방 화장실에 가보니, 딸기향 비슷한 냄새가 환풍기를 통해 스멀스멀 침투해 오는 게 느껴졌다.


"이거 전자담배인 거 같은데?"

"아... 안 되겠다..."

"가 관리사무소에 가서 시 한번 얘기해 볼게!"


동 출입구를 나오니, 저 멀리 관리사무소 C과장님이 걸어가시는 게 보였다.


"(후다닥 : C과장 쪽으로 달려감) 과장님!!"

"잠시만요!!"


"엇!"

"왜 그러시죠!?"


"아... 저번에 담배냄새 때문에 관리사무소에 전화한 사람인데요..."

"그럼에도 화장실에서 담배냄새가 계속 나서요..."

"혹시 세대방송 한 번 해주시면 안 될까요?"


"아이고! 흡연피해 문구 붙였는데도 담배냄새가 계속 나네요!?"

흡연피해 문구(1층 엘리베이터)


"네..."

"저희 집에 100일 좀 넘은 애 있..."


"저기! 잠시만요!"


"네...?"


"근데..."

"다 같이 사는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아쉬운 사람이 좀 참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세대방송 듣고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집에서 담배 안 폈으면, 지금처럼 입주민님이 저를 찾아올 일도 없었을 겁니다."


"그게 무슨 말이죠...?"

"이해가 잘 안 되는데요..."


"허참... 이미 세대방송은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었고요!"

"그렇다고... 저희가 일일이 세대방문을 다 해볼 수도 없는 거고..."


"아 네..."

"알겠습니다..."


C과장과 헤어진 후, 관리사무소로 가려던 발걸음을 돌려 다시 아파트 우리 동으로 돌아왔다.


('세대방문! 그건 내가 전문이지!')

('저번 인터폰 고장 여부 조사할 때도 전 세대를 다 방문했었는데...')

('한 번 해봤으면, 두 번쯤은 쉽다!')


곧바로 꼭대기 21층으로 올라가, 비상계단으로 내려오면서 세대방문을 해나갔다.


"(초인종 : 띵! 동!) 안녕하세요!"

"저번에 인터폰 고장 여부 물어봤던 사람입니다."

"혹시 집에 흡연하시는 분 있으신가요...?"

"제가 부탁 좀 드리려고 찾아왔습니다..."

"저희 집에 애기가 있는데..."

"안방 화장실 환기구에서 담배냄새가 나서요..."


감사하게도 대부분의 세대원 분들은 호의적으로 응대해 주셨다.


19층 세대원 : "아이고... 애기 때문에 이렇게 세대방문 도는 거예요!?"

14층 세대원 : "저희 집에도 애가 있는데... 담배냄새가 나서..."

10층 세대원 : "좋은 일 하시네요!"


그러다 2층 세대방문 중에...


"(띵! 동!) 안녕하세요!"


2층 세대원 : "누구세요!"


(현관문 열리는 소리 : 툭! 탁! 벌컥!)


먼가 익숙한 냄새를 맡게 되었다...


('어? 이 냄새...') ('딸기...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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