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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멀더와 스컬리 Nov 10. 2021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 틀렸어

살의 추억

환절기 감기가 몇 주째 이어지고 있다.

목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거울을 보니 어쩐지 좀 야윈 느낌이다.


그런데

체중계에 올라보니

1킬로 늘었다.


아니, 대체 왜??

아이들은 며칠만 아프면 살이 쏙 빠지는데

어른인 나는 왜 몇 주째 아파도 살이 찌는 걸까.

늙는 것도 서러운데 잘 아프고 살도 잘 찌고

참으로 가성비 떨어지는 몸뚱이군.


서럽다 생각하고 있는데

여름 내내 다이어트 했던 친한 동생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여름 내내 한약 먹고 살 뺐는데

겨울맞이 보약 먹고 다시 살쪘어요."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거봐, 내가 기다린댔잖아. 살은 다시 돌아온댔잖아."


태어나서 한 번도, 나는 제대로 된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없다.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씩 다이어트 해서 날씬해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부러워만 하며

나는 꾸준히 맛있는 음식을 사랑해왔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날씬해졌던 친구들은 어김없이 친근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

다이어트로 고생했던 친구들의 시간을 알기에

안쓰러우면서도 반갑다.


반갑다, 친구야.

^^


나는 언제까지나 이 자리에서 기다릴게.

세상 모두가 살찔 때까지.


"살은 다시 돌아오는 거야."

다만, 건강하기를...

다만, 스스로를 사랑하기를...

다만, 하루하루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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