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멀더와 스컬리 May 14. 2023

설거지 취향

남매일기/아홉살/딸/열세살/아들/일상


저녁을 먹고 난 후

보글보글

딸아이와 설거지를 시작했다.


딸 : 엄마, 엄마는 어떤 거 설거지할 때가

제일 싫고 어려워요?


엄마 : 글쎄, 엄마는 싫고 어려운 건

별로 생각 안 하는 편인데?


딸 : 그래도 생각해 봐요.


엄마 : 음… 가위? 반찬 뚜껑? 손이 많이 가는 것 같아.


딸 : 저도 그래요. 그럼 좋은 건요?

전 뒤집개를 설거지할 때가 제일 좋아요.

거품도 많이 나고

붙어있는 찌꺼기가 떨어질 때 기분 좋거든요.


엄마 : 엄마는 이케아 물컵 씻을 때가 제일 좋아.

설거지도 쉽고 금방 촥촥 쌓이는 게 좋거든.


딸 : 맞아요. 저도 그래요.



그러고 보니 우린 설거지 취향이 같구나.


몇십 년 넘게 생각 없이하던 설거지였는데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었는데

오늘만큼은

딸아이 덕분에 조금 특별한 설거지가 되었다.


생각해 보면

아이와 함께 집안일을 할 때

아이에게 조금 더 친절해지는 느낌이다.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하게 되고

대답도 평소보다 잘해주게 된다.

일이 끝날 때까지

아이가 떠나지 않고 함께 해야 하므로?! ^^


그 시간이 즐겁다.

아이도 내 맘과 같을까?

아이에게 너무 고된 노동이 되지 않기를…

아이에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 빵점?!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